천안물류유통단지가 없느니만 못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물류시설 용지 분양률이 10년이 다 되도록 한 자리수에 머물러 있는 걸 보면 이런 난맥상을 찾기도 힘들다. 사실상 방치돼 있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이 여기저기서 농작물을 경작해 밭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해당 부지가 물류단지 용지임을 보여주는 건 불법경작을 금지한다는 경고판뿐이다. 무언가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천안 서북구 백석동 일원 46만 4000㎡ 면적에 물류단지 공사를 마친 게 2009년 11월 일이다. 2005년 12월 착공해 1804억 원을 투입한 야심작이다. 그런데도 8필지의 물류시설 용지 중 1필지만 매각되는 데 그쳤다. 분양율이 고작 7.6%로 10만여㎡가 여전히 분양되지 않고 있다. 핵심시설이자 중심부에 배치된 물류시설 용지가 미분양 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공동주택과 전문상가, 대규모 점포까지 여파가 적지 않다.

3.3㎡(평)당 분양가가 209만 원이나 되는 데다 불경기 영향도 있다는 게 LH의 설명이지만 설득력이 없다. 물류터미널과 집배송단지, 창고시설로 나눠진 물류시설 용지를 2015년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물류시설`로 일원화 한 뒤에도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1필지 매각도 지난 8월에야 이루어졌음을 보면 사업 구상 단계부터 헛발질을 한 게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 중부권의 낙후된 물류유통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는커녕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쯤 되면 돌파구를 적극 찾아 나서는 게 순리다. 10년을 허송세월한 걸로 보아 앞으로 정상적인 분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허허벌판에 일부 건물만 덩그러니 있어서야 시너지는 고사하고, 주변 상권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천안시도 LH만 쳐다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매입해 체육문화교육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얘기다. 언제까지 이름뿐인 물류단지를 두고만 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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