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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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 공연이 있다.

그런 공연은 으레 재연 시기를 기다리기 마련이다. 보고 또 봐도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오는 19일부터 20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단 두차례만 공연하는 연극 `조씨고아-복수의 씨앗`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국립극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조씨 고아-복수의 씨앗`은 지난해 대전공연 때 전석 매진을 기록할 만큼 작품성과 대중성 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웃기다 울리고, 울리다 또다시 웃게 만드는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에 공연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의 입에서 호평이 끊이질 않았던 것.

`동양의 햄릿`이라 찬사받는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조씨고아`는 사마천의 `사기`에 실린 비극적인 실화를 중국 원나라 때 기군상이 희곡으로 옮긴 작품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극중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는 권력에 눈이 멀어 조순의 가문을 멸족한다. 조씨 집안의 문객 정영은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포기하면서 조순의 손자 조씨고아를 지키려 한다. 그는 조씨고아를 자신의 아들 정발로 키운다. 도안고는 정영을 자신의 편으로 믿고 정발을 양아들로 삼는다. 20년이 지나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참혹했던 지난날을 고백하며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한다.

역적으로 몰려 일족이 몰살당한 재상 조순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족의 유일한 생존자 조순의 손자 `조씨고아`가 20년 뒤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이 큰 줄기다.

고선웅 연출은 각색과정에서 원작에는 없던 정영의 처를 등장시켰다. 2016년 중국 국가화극원 대극장 무대에서 진행된 초청공연 무대에선 탁월한 각색으로 중국 평단과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당시 중국의 극작가 겸 연출가인 양션은 "중국 극장에서, 중국 이야기를 가지고, 중국 관객을 정복했다"는 평을 내놨다.

지난 2015년 초연에서 연출은 맡은 고선웅은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쓸며 스타 연출가로 떠올랐다.

연극, 뮤지컬, 창극뿐 아니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개·폐회식 연출까지 맡으며 세계를 감동시킨 고선웅 연출은 "작품이 이미 하나의 생물로서 잘 성숙하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면서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1년만에 대전을 다시 찾은 조씨고아-복수의 씨앗은 1년전 감동을 재연할 고선웅 연출가와 관객을 압도하는 절절한 연기로 극찬을 받은 `정영`역의 하성광 등 초연 출연진·스태프가 모두 합류해 감동을 이어간다. 관람료는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으로 14세(중학생) 이상 입장 가능하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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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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