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환자를 진료하는 세상이 그리 멀지 않았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융합된 의료기술 `AI 닥터` 관련 특허출원이 이를 방증한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AI 닥터` 특허는 1994년부터 2017년까지 총 585건이 출원됐다. 이중 398건이 최근 5년간 이뤄졌다.

인공지능이 융합된 의료기술의 국내외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IBM의 AI 닥터 `왓슨`은 외국의 암센터뿐만 아니라 국내 암센터에도 도입돼 폐암, 전립선암 등 암 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AI 닥터 `샤오이`는 지난해에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올해 종합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봇 치료에 일부 환자들은 거부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수백종의 의학저널과 문헌, 암센터의 임상 사례를 종합해 치료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실제 의료진의 판단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건양대병원이 지난해 중부권 최초로 `왓슨`을 도입, 맞춤형 암 치료를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외국 기업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AI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AI 닥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에서 폐결절과 뇌경색 의심 영역을 표시하는 AI 영상진단기기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받는 등 AI 닥터에 대한 열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AI 닥터 출원은 질환 진단(474건)과 건강관리(47건)에 90% 가량 집중되고 있으며, 그 외 치료(22건), 수술(13건), 보안(15건) 분야에 접목되는 등 인공지능의 활용분야가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원인별로는 삼성전자(91건)가 내국인 출원(439건) 중 가장 많은 출원을 신청했다. 이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20건), 한국과학기술원(16건) 순이다.

외국인 출원은 지멘스(12건), 퀄컴(10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하트플로우(이상 각각 4건) 순으로 조사됐다.

특허청 황윤구 의료기술심사팀 파트장은 "인공지능과 의료기술의 접목으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기업들도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 시장 선점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선심사를 활용한 조속한 지재권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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