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재 배재대학교 교수
김선재 배재대학교 교수
교육부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각 대학들은 자율이든 타율이든 각자가 평가된 등급 하에서 대학의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각 대학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를 지라도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깊은 절벽 앞에 대학의 혁신이라는 총론적 수용은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각론에 가서는 소속 학과(부서)의 구조조정 및 각자의 이해관계 앞에서는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국의 학령인구는 1980년을 최고점으로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대학학령인구 급감현상은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진학하는 2021학년부터 본격화 되며 2024년도에는 감소폭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현재 모집 중인 2019년 대입정원과 비교할 때 현 고1 학생은 9만여 명, 중1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4년도에는 14만여 명이나 적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학령인구 감소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사회에 충격과 우려를 준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초래하여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급격하게 하락시킬 위험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저 출산 고령화와 함께 불어 닥친 학령인구감소는 소비부진→투자 감소→성장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 경제적 파장이 매우 크다. 다음으로는 입학자원의 부족으로 대다수의 고졸자들이 대학으로 진학하게 됨에 따라 고학력 인플레이션을 유발 노동시장에서의 수급불균형을 초래하여 대졸실업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학령인구 감소의 파장은 자율개선대학이든 역량강화대학이든 상관없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 따라서 이제 각 대학들은 각자도생을 위한 생존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누가 먼저 교육 및 학사, 행정 등 전 분야에 걸쳐 뼈를 깎는 확실한 혁신의 플랜을 가지고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가 미래 소속대학의 생존을 판가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우선 교육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각 대학들은 사회수요에 기반 한 비교우위 있는 전공분야를 개발해서 이를 특화시켜 색깔 있는 대학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학과(전공)가 골고루 평등하게 발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이상적이겠는가? 그러나 골고루 평등하게 발전한다는 것은 현시점에서는 다 같이 고사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백화점식 학과 운영과 판에 박힌 교육방법은 이제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다양한 사회맞춤형 실무체험 프로그램으로의 교육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차세대의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을 위해서는 다양하고 유연한 학사제도로의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융복합 전공트랙을 개발하고 전공마다 유연한 졸업학점과 학기제로 교육의 효율성 달성과 함께 수요자 중심의 자발적 공유학습모델을 개발해서 적용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산학협력체계의 강화다. 이제 대학들은 사회적 요구를 외면한 채 상아탑으로서만 존립할 수 없다. 산학협력은 대학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협력기업에 제공함으로서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하게 되고 또한 학생들에게 현장실무교육의 장을 제공하게 됨으로서 대학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각 대학들은 능력과 실정에 걸맞은 맞춤형 산학협력을 통하여 현장체험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네 번째로 행정시스템의 혁신이다. 대학은 효율적 학사행정 및 예산관리 시스템의 구축을 통하여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 교육혁신의 수월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불필요한 규제폐지와 행정절차의 간소화를 통한 행정의 효율성 제고는 대학의 경쟁력확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최우선이다. 따라서 각 대학들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대학혁신의 새 옷으로 갈아입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혁신의 골든타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각 대학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김선재 배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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