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작가소개⑫ 길베르토 에스파자

길베르토 에스파자 /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길베르토 에스파자 /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길베르토 에스파자는 멕시코 산미겔데아옌데와 멕시코시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연구자다. 그의 작품은 예술, 과학 그리고 기술의 교차점에서 탄생한다. 그는 연구를 통해 유기체와 기술이 융합된 독립체를 구현해 인간 사회와 자연의 관계를 재고한다.

그는 재활용, 재생 전기, 대체 에너지 그리고 기타 첨단 기술을 사용해 환경에 가해지는 인간의 행위를 연구해왔다. 주로 생물학과 기계공학, 로봇들과 연계된 작업을 진행한다. 오늘날 고질적인 도시의 환경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자 했다. 작가는 하천의 70%가 오염된 멕시코에서 활동하면서 특별히 물과 관련된 작업들에 몰두한다.

그의 작품 `자동 광합성 식물`은 박테리아의 대사과정을 통해 오염된 물이 에너지원으로 변환돼 빛과 에너지를 발생시켜 자체 재생 시스템을 이루게 되는 작업으로, 멕시코와 스페인의 여러 과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2018 대전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은 대전지역의 열두 곳에서 채집한 오수(汚水)를 사용했다. 12개의 기둥에 담긴 오수는 박테리아의 에너지원으로써, 박테리아들은 대사 과정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며, 생성되는 전기량은 별도로 배치된 테이블 위에서 확인된다. 생성된 전기 에너지는 다양한 모듈로 연결되고 빛으로 변환돼 중앙에 위치한 원형의 핵 안에 서식하는 식물의 광합성 에너지원이 된다. 또한 발생된 전기는 트랜지스터를 통해 일정한 사운드를 생성해내기도 한다.

이 원형의 핵은 미생물뿐만 아니라 물고기, 갑각류 등이 살아가는 중앙장치로서의 기능과 박테리아가 오염된 물을 먹이로 섭취해 깨끗한 물로 전환시키는 소화체계로서의 기능을 한다. 또한 유기적 부분의 활동들을 감시하는 전자 네트워크로 구성된 신경체계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오수 안의 유기 물질이 소진되면 전기 모니터링 네트워크가 생성하는 부산물로 순환 작용해 물을 순환시켜 자체적으로 정화된다. 즉, 오염된 물을 에너지원 삼아 자체 정화되는 기계이면서 유기적 생태계이기도 한 하이브리드 생태계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자동 광합성 식물`은 오염된 물이 에너지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다른 공동체, 도시, 그리고 산업들에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다.

원세연 기자 자료제공=대전시립미술관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자동 광합성 식물, 2014 /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자동 광합성 식물, 2014 /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원세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