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결선투표를 앞둔 브라질 대선에서 `브라질의 트럼프`와 `룰라의 후계자`의 대결구도가 형성돼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7일 진행된 브라질 대전 1차 투표 결과 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63)와 좌파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지(55)후보가 1-2위를 기록하며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득표율 50%에 가까운 득표를 보이며 2위 아다지 후보(27.24%)와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서나갔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소속정당인 PSL은 브라질 연방의회에 의석을 보유한 25개 정당 중 가장 보수성향을 띠는 정당이며, 아다지 후보가 속한 PT는 사회주의자유당(PSOL)과 함께 가장 선명한 좌파 정당이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17년 동안 육군 장교로 복무했고, 제대 후 1989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시의원 당선 이후 정당을 9번이나 바꾼 철새 정치인이지만 1991년부터 7차례 연속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는 저력을 가진 후보다. 그는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며 대선에 출마했으며 백인 기득권층과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중산층 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평소 여성 비하와 인종·동성애·난민·원주민을 차별하는 발언, 군사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쌓인 `막말 정치인` 이미지는 그의 부담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다지 후보는 브라질은 물론 라틴아메카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상파울루 주립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로도 근무했던 상파울루 출신의 엘리트 인사다. 그는 2005-2012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에 걸쳐 역대 최장수 교육장관을 역임한 그는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 장학금 지급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다. 이어 2012년 지방선거에서 상파울루 시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16년 연임에는 실패했다.

아다지 후보는 `룰라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룰라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대선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붙은 부패 스캔들과 치안불안, 경제위기 등의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가 이번 대선의 승부처 일 것으로 보인다.

서지영 기자 ·연합뉴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지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