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 창조한 가치로는 대표적으로 보험을 꼽는다. 흔히 `금융의 꽃`이라는 의미로 보험의 구조와 원리가 사람의 생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금융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해 가구당 평균 가입건수가 12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보험가입 건수는 3.6건으로 보험시장 규모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보험의 중도 해약률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 특성을 뒤로하고 현재 시점에 기준을 두고 판단하는 경향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생명보험사가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11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약을 대신한 보험약관대출은 6월 말 기준 60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약관대출은 `불황형 대출` 형태로 가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가계경제가 더욱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보험의 효율적인 유지와 관리를 위해 월 소득과 지출에 따른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 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상품별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현금융통이 필요하거나 순간적인 판단으로 보험을 해지하기보다는 몇 가지 검토를 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보험 감액제도도 활용할 만하다. 계약된 보험의 주계약 금액을 낮추면 이에 따른 해당 특약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특약의 선택 해지와 감액도 가능하다. 해약을 선택하는 대신 감액제도를 활용하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감액완납제도를 통해 가입 기간이 상당기간 도래했을 경우 해지로 인해 큰 손해를 보는 것보다 기존 보험금을 대폭 감액해 완납으로 대신할 수 있으며, 변액 보험의 경우 수익률을 꼼꼼히 확인하고 수익성과에 따라 펀드를 변경할 수도 있다. 유니버셜 등 일부 상품 중도인출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험해약이 불가피하다면 필수 보험인 실손 보험과 현재 절판된 상품 중 불입기간이 오래됐거나 보장성 상품, 종신보험 등은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약관대출을 활용하고 최종 선택으로 중도해지의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상품별 특성에 따라 일시납입중지제도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가계 사정에 따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히 판단해 장래의 보장과 이익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태완 대전북부새마을금고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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