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후 문 대통령 접견 -영변 핵시설, 종전선언, 북미정상회담까지 포괄적 논의

대북 비핵화 협상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당일치기 방북 일정을 소화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북측과 비핵화 로드맵과 북미정상회담 등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한반도 평화구축과 비핵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3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전용기 편으로 일본 도쿄를 떠나 평양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우선 카운트파트 격인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을 만나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빅딜`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특사격인 그가 이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어떤 메시지가 오갔는 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전문가들의 참석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한편 미국이 이에 상응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공언했었다. 이에 미국의 상응조치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가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속도감 있게 상응조치 하면 비핵화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제재완화와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연락사무소 설치, 경제시찰단 상호 방문 등 다양한 상응조치를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이런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신고를 미루고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의 종전선언 참여를 동시 추진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등 일정도 논의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을 떠나 첫 순방지였던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못 박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옵션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면서 이번 방북의 목적에 대해 "(미국과 북한 간) 충분한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김 위원장과 만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계속하고자 평양에 간다"고 밝혔다.

방북일정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곧바로 서울로 와서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 김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포함한 방북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 이어 강경화 외교장관과 실무 만찬도 가졌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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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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