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는 공휴일이었던 10월 3일 개천절.

필자는 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2018 댄서스 잡마켓 하반기 오디션에 무용단체 자격으로 참가하기 위해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전문무용수 지원센터를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떠나거나 휴식을 취하는 한가한 휴일에 필자가 참여한 오디션장은 전국의 무용수들이 출연료를 지원받기 위해 혼신의 움직임을 취하는 등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댄서스 잡마켓이란 순수 예술 무용 공연을 앞둔 무용단체와 공연 출연을 희망하는 무용수를 연계해 무용수들이 역량 있는 무용단과 함께 작업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1년에 2번,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공개 오디션이 실시되며, 한 단체에 최대 5명의 무용수를 연계해 주고 1인당 100만원의 출연료가 지원된다. 재정적 어려움이 많은 무용단체에게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연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무용수에게도 가뭄의 단비 같은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무용단체는 안무가 및 단체장의 자격으로 예정돼 있는 공연으로 신청하고, 무용수는 무용수의 자격으로 신청하기에 단체는 공연에 참가하는 무용수를 선별하며, 무용수는 말 그대로 오디션을 치른다. 평균 70점 이상이 돼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오디션을 임하는 무용수들의 태도는 무척이나 진지하다. 대학을 갓 졸업한 무용수부터 얼핏 보아도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은 것 같은 무용수까지, 공연을 앞둔 무용수들의 간절한 움직임은 오디션을 참관하는 필자에게 인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한 작품에 100만원의 출연료는 민간무용단체에 소속된 무용수들에게, 또는 독립적으로 활동되는 젊은 무용수들에게 큰 금액이다. 무용수들은 공연을 위해 최소 두 달 정도의 연습기간 동안 여러 무용수들과 합을 맞춰야 하고, 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다른 공연을 병행하기 어렵다. 또한 연습의 노력에 비해 적은 횟수인 1~2회 정도의 공연으로 끝나는 무용공연의 특성상, 100만원의 출연료는 결국 두 달간 받는 임금인 셈이다. 한 달에 50만원의 임금을 지원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무용수들의 오디션 현장은 그래서 치열하고 아름다웠다. 이러한 제도가 더욱 활성화돼 언젠가는 걱정 없이 춤 출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를 소망한다.

곽영은 (메타댄스프로젝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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