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조윤수의 음악산책] 트로트, 뽕짝

2018-10-05기사 편집 2018-10-05 07:01:22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

40도 가까운 살인적인 여름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상쾌하고 시원해진 날씨가 계절이 어김없이 바뀌어 여름은 지나고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주말마다 설악산을 비롯해 단풍 구경을 떠나는 고속버스들이 붐비는 휴게소의 풍경도 흔히 볼 수 있다. 고속버스와 휴게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트로트 음악이다. 이리도 흥이 넘치는 우리 민족을 누가 단아하고 소박하다 했는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뽕짝 즉 트로트는 사회자인 송 해 씨로 대표되는 전국노래자랑의 마을 장기자랑이나 고속버스 휴게소 용도가 아닌, 미국을 대표하는 보드빌 쇼(vaudeville show)의 유명 연예인이었던 해리 폭스(Harry Fox)로부터 이름을 딴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당시 유행했던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재즈(jazz)나 랙 타임(rag time), 블루스(blues)와 탱고(tango)를 모두 엿볼 수 있는 2, 4박자 형식의 춤곡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더 쉽게 인식될 것이다. 네발 달린 동물의 발 동작을 모방하는 트로트는 폭스 트로트(fox trot), 카멜 트로트(camel trot)와 같이 갤롭(gallop) 스텝을 박자와 기본 리듬으로 한, 길고 연속적인 동작이 특징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빌 헤일리 Bill Haley and his Comets의 "Rock Around the Clock" (1955)이 대표적인 곡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대중가요의 거장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1990년도의 서태지와 아이들과 같은 이름도 미국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트로트는 1910-1040년 일제 시대 때 일본으로 유학을 갔던 기생들에 의해 시조와 일본의 엔카 enka의 영향을 받아 유향가로 발전해 오늘날 대중가요로 자리잡게 됐다. 이미자, 나훈아, 패티킴과 같은 가수들의 노래가 트로트의 대표적인 노래들이다.

미국에서 노예 신분이었던 흑인들의 음악인 재즈와 블루스 등은 20세기 들어서 새로운 작곡기법으로 등장 미국의 작곡가들 뿐만 아니라 스트라빈스키, 스크리아빈, 드뷔시 등과 같은 러시아와 유럽의 작곡가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트로트는 그 당시 사회의 모습과 한을 담은 민족주의적인 요소들을 갖췄음에도 오늘날 뽕짝의 위상은 모든 연령층이 즐기는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유행이 전파되는 것이 가히 빛의 속도 급으로 빠른 우리나라는 새로운 것, 서양의 것, 남의 것을 받아드리는 속도 또한 최고이다. 끊임없는 연구와 발전으로 이어져 더 새롭고 격상된 수준으로 승화시키기까지의 기간을 견뎌내기 보다는 천둥번개처럼 큰 소리로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는 성향을 보이기에, 뽕짝 트로트도 서구문명의 새롭고 혁신적인 형태의 음악으로 널리 전파 되었지만 오늘날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음악으로 사라진 음악이 되어가는 것이 조금은 아쉽고 안타깝다.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엣 것을 잘 보존하는 것도 한 민족과 국가의 전통과 문화를 형성하는데 꼭 중요하고 필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