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불견첩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남의 허물은 보기 쉬워도 자신의 허물은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 쓰인다. 남의 허물만 강조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심 의원은 불법적인 행위 없이 자료를 다운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불법적인 행동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며 심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심 의원이 폭로하고 있는 자료 자체에 대해서 독수독과라는 점이 검찰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쪽 모두 스스로의 잘못된 부분은 전혀 생각지 않고 서로를 향해 비판만 하는 모양새다. 심 의원측은 관련 자료들이 비인가 자료라는 점을 알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절차상 볼 수 없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은 인정하지 않은 채 정부를 향해서 비판만 하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관련 자료의 유통을 문제 삼기 전에 해당 사안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할 필요가 있다. 늦은 시간 술집에서 회의를 한다는 변명을 누가 신뢰 할 수 있을까. 진정성 있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제기하는 게 오히려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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