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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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설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여 교육을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대전 유성구 상대동에 사는 민병찬(65) 씨는 가족의 명절 풍경을 이같이 묘사했다. 민 씨 가족은 구성원 가운데 15명이 과거 교직에 있었거나 현재 교사로 활동 중이다.

교직에 몸담은 민 씨 가족의 수만큼 그들이 가르친 과목도 다양하다. 체육교사 9명, 영어교사 1명, 미술교사 1명, 보건교사 1명, 농업교사 1명, 초등교사 2명 등 총 6개 분야에서 학생을 가르쳤거나 가르치고 있다.

교육가족으로서 민 씨 가족의 출발은 민 씨와 그 형제들로부터 시작된다.

민 씨는 충북대학교 체육교육과와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40년 동안 교직에서 제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 체육교사로 활동하면서 14년의 레슬링선수 활동 경력을 살려 후배 선수들을 키워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는 심권호, 최무배, 박장순 등 수많은 메달리스트도 지도했다. 이후 40년의 교직경력을 마치고 3년 전 은퇴했다. 민 씨의 형은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전공을 마치고 42년의 교사활동을 마치고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먼저 교직에 선 두 형의 영향을 받아 첫째, 둘째 동생들도 체육전공을 통해 교직에 서게 됐다. 이들의 경력은 각각 38년과 30년. 네 형제의 교사경력만 합쳐도 150년이 된다.

민 씨 가족의 교직경력은 숙부와 네 형제들의 아내, 자식들로 범위를 넓히면 더 추가된다. 숙부 40년, 둘째 동생의 부인 30년, 민 씨 아들 17년 등 모든 가족의 교육경력을 합치면 무려 330년이라는 긴 시간이 만들어진다.

민 씨는 한 사람도 아닌 15명의 교육가족이 탄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자신의 할아버지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일찍 사별했지만 할아버지가 네 형제를 직접 기르고 교육시킨 것이 모두 건강하고 성실하게 자라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밑바탕이 됐다.

민 씨는 열악했던 과거 학교 현장을 떠올리며 후손들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미래를 그렸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일은 한 사람이 타인을 가르쳐 사회인으로 만드는 일이고 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손자들이 교사의 꿈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절대적인 지원과 믿음 줄 생각이다."라며 "먼 훗날 우리 가족의 교육경력이 500년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라고 말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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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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