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0월 수상자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이해신 교수가 선정됐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이해신 교수가 세계 최초로 무출혈 주사바늘을 개발해 에이즈, 에볼라, 간염 바이러스 등 환자의 혈액이 매개되는 의료진의 2차 감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높이 평가되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무출혈 주사바늘은 표면을 지혈 기능성 재료로 코팅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자연을 모사하는 천연 고분자 소재에서 해답을 찾았다. 파도가 치는 해안가 바위에도 단단히 붙어 있는 홍합은 발끝의 섬유다발인 족사 구조에 카테콜아민 성분이 존재한다. 이 교수는 갑각류의 단단한 껍질에서 추출되는 키토산 골격에 카테콜을 함유한 키토산-카테콜 신소재를 이용해 주사 과정의 마찰력을 견디고 혈액과 즉각적 접착막을 형성하는 무출혈 주사바늘 코팅용 생체 접착제를 개발했다.

홍합모사 생체접착제를 주사바늘에 마이크론 두께로 코팅하면 건조 과정에서 얇은 박막이 형성된다. 이 박막은 혈액과 닿으면 빠르게 하이드로젤 형태의 연성 소재로 바뀌면서 혈장단백질과 결합하여 주사바늘 구멍을 막는 실런트(sealant) 역할을 하게 된다.

무출혈 주사바늘에 사용한 지혈물질은 단독으로 지혈제로 사용할 수 있으며, 2015년 지혈제를 국내에서 상용화한 데 이어 2016년 미국 FDA의 허가를 획득했다.

이해신 교수는 "홍합의 접착 메커니즘을 모사한 키토산-카테콜은 생리식염수에서도 높은 용해도를 보이고 점막이나 조직에 대한 접착력도 우수해 주사바늘을 코팅하기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며 "이를 단백질과 결합해 혈관주사를 놓으면 타겟팅이 어려운 심장에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심장 난치병 치료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연구내용은 2017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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