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⑥ 외곽순환도로 없는 대전

호남고속도로가 대전 도심을 관통하면서 유성톨게이트 인근은 상습적으로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호남고속도로는 대전 도심의 주요도로인 한밭대로를 지나간다. 3일 유성구 죽동삼거리 인근 육교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바라본 모습. 빈운용 기자
호남고속도로가 대전 도심을 관통하면서 유성톨게이트 인근은 상습적으로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호남고속도로는 대전 도심의 주요도로인 한밭대로를 지나간다. 3일 유성구 죽동삼거리 인근 육교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바라본 모습. 빈운용 기자
"도심 외곽도로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심지어 기초자치단체인 충북 청주에도 있는데 왜 대전에는 없는 지 이해가 안됩니다."

대전 외곽을 순환하는 도로가 부재하면서 이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은 광주, 대구 등 타 도시와 달리 순환도로망이 부족해 출·퇴근 시간 극심한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은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남부순환고속도로의 세 고리로 연결되는 등 고속 순환노선이 위치하고 있지만 교통체증 완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료로 운영되다 보니 사실상 교통분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회덕분기점-유성 톨게이트 구간은 차량 정체 현상이 심각해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여기에 대전 도심을 통행하는 차량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점도 대안 마련이 시급한 부분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대전지역에 등록된 자동차는 66만 6895대로, 지난 5년 간 매년 1만 대 이상 증가했다.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로 그동안 자동차 소유자가 지속해서 늘었다"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고속도로가 도심을 관통하면서 지역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대전은 전국 광역 대도시권중 최상의 도로율을 유지하면서 도심지 교통소통은 최악으로 원활한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의 고속도로가 도심주변에 위치해 발전에도 저해 요소로 분류된다. 순환도로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소로서 도심 교통흐름의 동맥경화를 치료할 수 있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대구시와 충북 청주시 등 타 도시의 경우 이미 외곽순환도로망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대전과는 대조된다.

대구는 전체 길이 63.6㎞의 외곽순환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청주의 경우 41.83㎞의 외곽순환도로 중 30.1㎞에 해당하는 도로 공사를 이미 완료했고, 나머지 11.73㎞는 2023년 완공될 전망이다.

결국 대전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속순환 노선을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의 고속도로는 도심 순환도로로 사용하자는 의견이다.

C1(서부순환·둔산 및 도안 신도시), C2(동부순환·원도심 지역), C3(외곽순환·시가화 지역 외곽), C4(고속순환·경부, 호남, 남부 순환고속도로)의 네 축으로 구성된 대전의 도로망 중 C4에 해당하는 구간을 순환도로로 사용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더 넓은 범위의 순환고속도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화물트럭, 고속버스 등 도심을 관통하던 차량이 외곽순환고속도로로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순환도로로 바뀐 고속노선은 극심한 교통 지·정체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곽 고속도로 신설로 대전 인근 자치단체를 연결해 대전권 지자체간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시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내년 4월쯤 용역을 발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요나 비용 등을 따져 타당성 입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북대전IC 인근에는 원전 시설도 있어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등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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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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