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미파솔라시도, 다라마바사가나다, CDEFGABC… 서양 음계의 음이름들이다.

가나다 순도 아니고 영어로도 ABC순이 아닌 왜 생뚱맞게 중간에 시작점이 있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이는 음고(Pitch)의 기준을 정할 때 피아노로는 49번째 건반인 라음, 즉 A음의 진동수를 440Hz(국가나 연주주체들에 따라서는 435-445Hz까지 사용)라는 기준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든 합주가 가능하도록 약속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해진 반음을 포함한 12개의 단음들이 순차적인 배열로 멜로디를 만들고 같이 울리면 화음이라는 걸 만들어 각각의 독특한 느낌과 코드 색깔을 나타내게 된다.

조율이 잘된 피아노는 1번 A음이 반음의 크기를 100센트라 했을 때 20이나 낮고 최고음인 88번 C음은 무려 40이나 높게 맞춰 진다.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평균률 조율에서는 완전 4도는 넓고 완전 5도는 좁아져서 모든 4, 5도의 느낌이 모나지 않게 짜여지고 원활한 조옮김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평균률을 바보 음률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저마다 각각의 개성과 색깔을 갖고 타인을 만난다. 때로는 좋은 인연으로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불편한 만남으로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자기 것은 철저하게 지키고 다른 이에게 어울릴 것조차 내 것으로 탐하는 이기심도 삶속의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한 원인일 것이다. 평균률 완전 음정의 나눔처럼 조금씩 양보하고 불편한 것은 서로가 조금 더 감수하는 지혜를 삶 속에 녹여 낸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예전엔 불편하게 인식됐던 불협화음들이 이제는 개성 있고 매력 있는 코드로 인식되어져 많은 곡들에 녹아나는 것을 보면, 각자의 모난 성격과 부족한 것들 또한 우리의 삶속에서 서로 품고 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음악에도 Piano와 Forte의 셈여림이 있고 아름다운 화음도 적당한 볼륨으로 들을 때 감동이 있듯이 내 소리의 Volume을 조금 낮추고 다른 이들의 소리에 조금씩 더 귀 기울이면 너와 나라는 단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최상의 화음들이 세상을 화평하고 아름답게 가득 채울 것이다. 박홍순 대전 민예총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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