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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와인감상] 샤또 쏘시앙도 말레

2018-09-27기사 편집 2018-09-27 0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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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떼스떼프 마을 바로 위쪽에 위치한 샤또 쏘시앙도 말레(Sociando Mallet)는 프랑스의 메독 지역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오메독의 신데렐라'라고도 불립니다. '쏘시앙도'란 명칭의 역사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1831년 샤또의 주인이 된 여성이 포도원 이름에 자신의 성을 추가해서 샤또 쏘시앙도 말레란 명칭이 시작되었지만, 오늘날의 와인 품질과 그에 따른 화려한 명성을 얻게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닙니다.

18세 때 테니스 4대 메이저인 롤랑 가로스(Rolan Garros) 주니어 대회 준결승까지 올라갔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장 고트로(Jean Gautreau, 1927년생)는 와인중개상을 하면서 벨기에 고객의 의뢰를 받아 매수할 와이너리를 찾다가, 1969년 방치되있던 5ha의 쏘시앙도 말레 지형의 잠재력에 매료되어 본인이 인수를 한 후 계속 주변 밭들을 사들여 현재는 120ha의 포도원을 형성했습니다. 구순의 고트로는 보르도에서 가장 훌륭하고 존경받는 와인 생산자 중 한 명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쏘시앙도 말레에서 세계 최고급 와인을 만들어 왔습니다.

소유주가 직접 와인 생산에 관여하는 드문 경우에 해당되는 고트로는 기존 보르도 샤또들의 고급화를 위한 소량 생산 정책과 달리, 최고 품질의 떼루아라면 반대로 많은 생산을 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포도나무간의 경쟁이 오히려 포도의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여 포도송이 제거(그린 하비스트)도 하지 않습니다. "좋은 빈티지에는 포도나무를 고정한 철사줄에도 포도송이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고 표현했다고도 합니다. 대신 모든 제조 과정에서의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메인 와인용 오크통은 1990년부터 100% 새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쏘시앙도 말레는 메인 와인 외에도 2개의 다른 이름의 와인을 만듭니다. 1967년생 외동딸 실비(Sylvie)와 같이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세컨 와인명을 라드무아젤(La Demoiselle) 드 쏘시앙도 말레로 명명했는데, 드무아젤은 아가씨란 의미 외에 메독 지방에 서식하는 잠자리의 이름이기도 하기에, 쏘시앙도 말레의 상징은 와인의 섬세함과 우아함을 표현하는 잠자리입니다. 1995년에는 본인 이름(장 고트로)을 상표로 한 와인을 출시합니다. 뀌베 장 고트로는 전체 20개의 발효용 탱크에서 검사용으로 3개씩 추출한 60개 오크통에서 15개를 선정, 기존 와인보다 까베르네 쇼비뇽 비율이 높은 다른 스타일의 와인을 추구합니다. 고트로는 딸에게 물려줄 유산으로 생각하여 이 와인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다가 2013년부터 시장에 선보였다고 합니다.

쏘시앙도 말레는 석회질 점토 바탕에 자갈 토양으로 쌩떼스테프와 가까운 맛을 내는데, 특히 지롱드 강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지형으로 '쌩떼스떼스의 라뚜르'라는 별명의 샤또 몽로즈와 자주 비교됩니다. 2003년 크뤼 부르주아 등급 재지정에 신청만 하면 엑셉셔넬 등급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거부해서 '무관의 제왕'과 '빈자의 라뚜르'로도 불립니다. 와인 라벨에도 당연히 크뤼 클라세나 크뤼 부르주아의 명칭이 쓰여 있지 않지만, 오메독 명칭조차 표시하지도 않습니다. 끌라세는 되지 않았고 크뤼 부르주아도 아니지만, 난 그저 '쏘시앙도-말레'일 뿐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지난 주 토요일(22일) 이번 학기부터 보르도 와인스쿨에서 공부를 시작한 아들을 격려하기 위한 여행에서 오메독 지역 순회의 시작점으로 삼은 쏘시앙도 말레의 탁 트인 멋진 파노라마형 지형에 접근하기 위한 경로로 삼은 마지막 10km의 강변 소로는 뽀이약 마을부터 쌩떼스떼프 와인너리들의 강변 포도원들을 올려다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신성식 ETRI 미래전략연구소 산업전략연구그룹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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