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이후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히는 등 미 행정부의 긍정적인 평가에 따른 것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어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인 관계개선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대표 간 비핵화 협상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빠른 시일 내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유엔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이 29일로 예정되어 있는 만큼 이르면 내주에 북미 고위급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비핵화 협상 재개 차원이 아니라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IAEA 사찰단의 참관아래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힌 대목에서 알 수 있다. 미국이 김 위원장의 발표를 보다 진전된 조치로 받아들였다는 얘기가 된다.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시간표는 김 위원장이 이달 초 문 대통령의 특사단이 방북했을 때 언급한 내용이다. 미국도 비핵화 최종 시한을 이때까지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고위급 대화와 실무 협상이 잘 진행되면 비핵화의 개략적인 내용과 일정이 나올 수가 있다. 이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김 위원장이 이미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상태고, 백악관도 조율중 이라고 밝힌 바 있다. 되살린 북미 간 대화의 불씨가 이번엔 비핵화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