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끝나고 난 뒤 주부들에게 있어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남은 음식`이다.

제사상에 오르는 차례음식 기름에 튀기고, 부친 기름진 것부터 나물, 떡, 과일까지 산더미처럼 남아있는 음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밥상이 천차만별 달라진다.

남은 명절음식은 대다수 가정이 소량으로 소분해 냉동보관한 뒤 꺼내먹기 일쑤다.

손이 큰 집일 경우 추석음식이 초겨울까지 해결하지 못한 채 냉동고에 남겨져 있는 상황도 벌어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양만을 만들어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것이지만, 한가위 명절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추석음식을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비비거나 라면과 곁들이는 것.

다만 음식을 비벼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리프로에 익숙한 시민들은 색다른 방법으로 추석음식을 `일품요리`로 재탄생해 즐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식이 주류인 차례음식을 양식이나 중식, 일식으로 둔갑시키는 이색방법도 이중 하나다.

모듬전이나 육류에 `소스` 하나만 바꾸어도 훌륭한 양식요리가 될 수 있다.

먹고 남은 산적과 채소, 과일을 잘게 썰어 또띠아에 흩뿌리고 치즈를 곁들이면 한식풍 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나물과 김을 밥과 뒤섞어 일본식 주먹밥인 오니기리를 만들고, 튀기고 구운 전류를 우동에 얹어 먹는다면 일식 한차림이 완성된다.

동그랑땡이나 튀김류를 굴소스, 두반장 등을 이용해 청경채와 볶아내면 중화요리로도 손색 없다.

태국의 전통 소스인 스리라차를 이용한다면 느끼한 음식을 매콤하게 즐길 수 있다.

산적고기와 부치고 튀긴 요리를 긴 꼬치에 야채와 함께 꼬챙이에 끼워 직화로 굽는다면 터키의 전통음식인 `시시케밥`으로 재탄생한다.

밋밋한 맛인 밀가루 전에 잘게 썬 추석고기음식과 야채를 말아 핫소스를 끼얹어 먹는다면 멕시코 전통요리인 타코가 부럽지 않다.

남은 추석음식을 잘 활용한다면 세계음식 부럽지 않은 맛을 즐기며 명절을 보낼 수 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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