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부주의로 희귀 멸종 위기 동물인 퓨마를 죽음으로 내몬만큼 안타깝게 죽은 퓨마를 박제해 기억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퓨마가 방사장에서 탈출한 것은 담당 사육사가 오전 9시 청소 후 미닫이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월드측은 오후 5시 16분쯤 119와 경찰에 퓨마 1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신고했다. 퓨마가 방사장에서 사라진 것을 인지하기 전까지 약 7-8시간 동안 사실상 방치한 셈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6시 34분쯤 수색개시 1시간 20분 만에 종보전센터 뒷산에서 퓨마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쐈다. 산 중턱에서 마취총을 맞은 퓨마는 마취되는 과정에서 인근 수풀로 숨어 수색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오월드 관계자는 "보통 마취되기까지 5분에서 10분의 시간이 걸린다"며 "퓨마가 20-30m 거리에서 정량보다 많은 5ml의 마취주사를 맞았음에도 흥분 상태라 마취가 늦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8시 13분쯤 수색대는 건초보관창고 인근에서 마취된 퓨마를 재차 발견했으나 포획을 하지 못했다. 소방, 경찰, 수렵협회, 32사단 등 수색에 참여한 기관과 인원이 총 동원되면서 현장 곳곳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수색에 참여한 A씨는 "날이 어둡고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 탓에 조심스럽게 가보면 수풀이고 바위였다"며 "수색 과정에서 헛걸음이 잦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방본부 한 관계자도 "시민 피해를 우려해 모두가 포획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터라 정확치 않은 정보가 쏟아져 나와 지휘계통에 혼선이 왔다"고 실토했다.
수색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퓨마를 포획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놓쳤고, 그 사이 마취의 효력도 끝나가면서 결국 엽사에 의한 사살로 죽음을 맞이했다.
퓨마가 억울한 죽음을 맞은 만큼 대전중앙과학관에서는 박제를 통해 경각심을 갖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백운기 중앙과학관 연구관은 "불행히 관리가 잘못돼서 퓨마가 죽어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박제를 통해서 퓨마를 시민들 곁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고 싶다"며 "박제라도 만들어서 제2의 생명을 불어넣어서 시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공사는 이날 "국립중앙과학관으로부터 학생 교육을 위해 퓨마 사체를 기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교육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아직 기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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