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조성사업 예산을 지키려는 한국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의 문제 제기와 집중력이 평가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활동하는 정용기 의원이 주로 앞장서 불씨를 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런 차에 어제는 지역 의원 14명이 서명한 성명서 발표를 통해 고삐를 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과학벨트 예산 최초 요구안 원상 복구`를 역설했다.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할 국책사업 내년 예산이 30%나 `칼질` 당하는 상황에 대한 이유 있는 집단 항변이라 할 것이다.

과학벨트 사업은 5조 원대 거대 프로젝트로서 완공 목표 연도는 2021년이다. 이 야심찬 사업이 무색하게 예산 배정 및 투입 문제를 놓고 매년 정부 예산편성 때가 되면 논란과 시비를 부르곤 했다. 계획된 예산은 삭감되기 일쑤였고 제때 재정이 투입되지 못해 사업 기간이 고무물처럼 늘어났다. 그렇게 세월을 허송한 탓에 가속 페달을 밟아도 성에 차지 않을 판에 과학벨트 예산 요구안 삭감 버릇이 올해도 어김없이 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성명서에 적시된 바대로 과학벨트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비즈니스와 과학기술을 융합해 국가의 성장동력을 만들고자 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사업 동력인 예산 배정에 애를 먹이는 현실은 저의가 있든 없든 상식에 반하는 처사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할 것이다.

과학벨트 예산 문제에 관한한 지역 정치권이 따로 놀아선 곤란하다. 한국당 지역 의원들이 뭉쳐서 한 목소리를 냈듯이 여당인 민주당 지역 의원들도 그 못지 않은 집중력을 보여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학벨트 핵심지구인 유성이 지역 선거구인 민주당 의원이 2명이고 기초단체장도 같은 정당 사람임을 상기할 때 한발 뒤로 빼는 듯한 이미지가 굳어진다면 어처구니없는 역설이 된다. 지금 상황은 정치적 `부작위` 모드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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