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맥주 인문학] 이강희 지음·북카라반·296쪽·1만5000원

`즐거워서 한잔. 외로워서 또 한잔. 부어라 마셔라~.`

맥주 마니아들이 맥주는 즐겨 마시는 이유는 많겠지만, 공통된 의견은 하나로 모아진다.

"맛있으니까."

맛을 모르고 마셔도 맛있지만, 그 맛을 알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맥주다.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은 "맥주 첫 모금의 맛을 당할 만한 것은 세상에 없다"고 표현했다.

맥주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조명한 책이 나왔다.

`맛있는 맥주의 인문학(저자 이강희)`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맥주의 발달과정, 맥주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 한국과 북한 맥주의 현주소까지 맥주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맥주 마시는 자리에서 얘깃거리가 떨어졌을 때 기억했다가 내놓으면 호응이 좋을 내용들이다.

팟 캐스트 `주류사회`를 진행하며 맥주의 매력을 알리고 있는 저자는 맥주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정작 이 책에서는 맥주 맛을 설명하거나 평가하지는 않는다.

맥주 맛을 언급하면 맥주를 마실 때 선입견에 빠질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맥주를 선택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어서다.

이 책에는 맥주의 안줏거리로 삼을만한 내용도 풍성하다.

북한을 대표하는 대동강 맥주가 탄생하게 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러시아를 방문 했을 때 발티카 맥주를 맛보고 "우리는 왜 이렇게 못 만드냐"는 말 한마디에 탄생하게 됐단는 것. 또 저자는 북한 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더 맛있는 이유를 북한 맥주에 맥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한국맥주보다 2배 많음에서 찾았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집어넣으니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외에도 편의점에서 파는 수입 맥주가 4캔에 1만원이 가능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고, 독일 맥주가 맛있는 이유를 저자 나름의 논리로 풀어냈다. 또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 홉, 효모, 맥아 등 맥주에 관한 다양한 상식 등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이 알아두면 좋은 상식도 소개돼 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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