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 유니브 연극제 행사에 참여했던 기획단과 교수, 학생 일부와 함께 주최. 주관 단체의 자격으로 지난주 목요일에 출발해 3박 4일의 연수과정으로 중국 공연 문화를 살펴보고 돌아 왔다.

말로만 듣던 공연 규모의 장엄함은 우리 일행을 비롯한 관객들의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고 과학과 기술, 예술의 환상적인 콜라보로 빚어낸 조명이나 무대 세팅은 매우 치밀했다. 이는 또 다른 감동과 더불어 마치 한편의 마술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조명과 영상, 무대의 기술력도 훌륭했지만 배우들의 동선이나 표정에 맞게 합을 이루는 것이 인상 깊었다. 얼마나 많은 리허설을 통해 연출자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공연의 그림들을 완벽하게 그려 낼 수 있었을까. 겨우 하루 이틀 전의 짧은 리허설로 첫 공연을 맞이하는 국내 공연의 실정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한편 국내에서 연기나 기획, 연출 등의 인적 역량을 키우는 학과 학부들에 비해 영상, 조명, 음향 등의 엔지니어적 역량을 키울 전문학과 학부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공격수가 골을 넣기까지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의 좋은 활약을 거쳐야 하듯이 배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를 빛내 줄 기술적 서포터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러한 기술적 서포터들의 중요성과 자긍심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들에게도 박수를 돌릴 줄 아는 관객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미술, 음악 시간이 자습 시간으로 운용되는 현 상황에서 음악공연 관람 후 팜플렛 등을 제출받아 가산점을 줘 학생들의 관람을 유도하는 건 봤지만 딱 거기까지다. 대부분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에는 연극뿐 아니라 여타의 문화 예술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입학이나 취업 시 봉사 점수로 가산점을 주듯이 문화 공연 관람에 참여에도 가산점을 주는 방법은 어떨까 제안해 본다. 룰을 알아야 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예술의 장르 역시 알 기회들이 주어져야 한다. 엄마들이 아이가 꺼려하는 몸에 좋은 음식을 조금은 강제로 떠먹이듯, 같은 방법으로 미래의 예술대가들이 일찍 발굴되고 관객으로 남는다면 문화 예술 시장을 조금이나마 전문화하고 활성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박홍순 대전 민예총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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