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첫 평양 정상회담은 18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렸다.

3층 건물인 이 청사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만을 위한 집무실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외부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던 장소다. 남한 정상이 평양에 방문한 첫 날 공식회담을 갖는 것도 처음이지만, 남북회담이 이 곳에서 열리는 것 또한 첫 사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당사로 입장했으며, 로비에는 인민군 20명이 양쪽으로 도열해 두 정상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 곳에서 김영철, 최룡해,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안정수, 최휘 등 8명의 노동당 부위원장단과 한 명씩 악수를 했다.

이어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례의 마음은 하나`라는 글을 남긴 뒤, 계단을 함께 올라 2층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회담은 오후 3시45분부터 5시45분까지 진행됐다. 당초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5분 늦어졌고, 30분 길어졌다. 회담에는 남측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했고 북측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4명만이 배석했다.

두 정상은 모두발언을 통해 서로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며, 가시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한 의지와 희망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에, 북남 관계 및 조미 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도 "(지금까지의) 과정은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인에게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주자는 취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어전 비공개 첫 날 회의에선 19일로 예정된 둘째 날 회담이후 공동합의문 또는 기자회견을 위한 포괄적 의견 교환 방식으로 진행됐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중 결과가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19일에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그 이후에나 전체적인 성과와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문 대통령이 방북전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미국의 고민을 북한에 충분히 전달하는 데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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