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남측 방문단 가운데 공식 수행원을 제외한 특별수행원과 경제인·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은 방북 첫날인 18일 별도의 일정을 소화하며 남북교류의 폭을 넓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특별수행원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만수대의사당 대회의장에서 만나 면담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우리측 내각을 비롯해 문정인 대통령 특별보좌관 등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상임위원장은 "평양방문을 환영한다. 평양에서 북남 수뇌부 상봉에 대한 기대가 참 크다"면서 "북남은 물론 국제사회가 관심을 두고 있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 통일의 국면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인들과 공공기업대표들은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만나 회동을 했다. 리 부총리는 북한내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인사로 남북 경협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번 방북에 재계 인사들을 동행한 것과 관련 "일부에서 북측에서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경제인 방북은 전적으로 우리 정부가 결정한 사안으로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 경제인들의 수행단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이어 "구체적인 협력 사안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동안 진행해오던 남북간 협력 분야에 대한 대화와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시민사회 대표들과 종교계 대표들도 김영대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을 만나는 등 분야별로 북측 인사들과 만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정당대표들과 경제인, 각 시민사회대표들은 이날 공항에서 도착한 직후 숙소인 고려호텔에 들러 휴식을 취했다. 호텔 직원들은 로비 양쪽으로 도열해 `반갑습니다`라고 말하고 박수를 치며 수행단을 환영했다. 각 정당 대표들은 도열한 북측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호텔로 입장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도 호텔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로비로 들어와 대기한 뒤 각자 객실로 이동했다. 박용만 회장은 로비에 있던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재계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이날 면담 예정이던 정당대표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안동춘 부의장 등의 접견은 일정상 착오가 발생해 취소됐다. 당초 이날 오후 3시 30분 만날 예정이던 양측은 면담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넘게 남측 정당대표단이 오지 않으면서 북측 관계자들이 자리를 떠나 무산됐다. 이에 대해 정당대표단은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대표끼리 간담회를 했다.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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