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를 지도에서 살펴보면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두개의 띠를 만나게 된다. 하나는 고속도로이고 다른 하나는 숲이다. 고속도로는 경부선과 호남선을 연결하는 철도와 함께 대전을 교통의 요지로 만들어주고 충청을 의미하는 충주도, 청주도 아닌 대전을 충청도의 대표 도시가 되게 도와주었다. 덕분에 대전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지만 대전시민들의 생활은 점점 더 바빠지게 되었다. 다른 도시와 비교하여 대전은 3차 산업의 비중이 1차, 2차 산업보다 월등히 높은 도시, 전문직과 대학생의 인구비율이 높은 도시가 되었고 과거 1차, 2차 산업이 중심이었던 시기와 비교하여 대전시민 중에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대전을 발전시킨 교통의 띠가 점점 더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고통의 띠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보문산, 구봉산, 계족산, 계룡산을 연결하는 숲과 자연의 띠는 도심으로부터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써 대전시민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대전시를 발전시킬 교통의 띠와 함께 대전시민들을 치유해 줄 자연의 띠가 앞으로 주목을 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숲을 휴양의 공간으로 활용하던 것을 발전시켜 2000년대 초반부터 숲을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하시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산림청에서 `산림복지`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일생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곱단계로 나누고 단계별로 숲태교, 유아숲체험, 산림교육, 산림레포츠, 산림휴양, 산림치유 그리고 수목장에 이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산림복지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림정책의 하나이다. 현재 대전시에서 운영 중인 장태산 자연 휴양림, 만인산 자연 휴양림을 비롯하여 조성중인 무수동 치유의숲 등에서 숲해설가, 산림치유지도사 그리고 유아숲체험지도사 등의 대전지역이 배출한 산림복지/교육전문가들이 대전시민들에게 생애주기별로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대전에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산림복지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산림복지진흥원이 위치하고 있으며 산림복지진흥원에서는 대전시를 위하여 지역 내에 숲체원과 산림교육원 그리고 유아숲체험원 등의 산림복지시설을 조성하고 있어서 앞으로 대전시민에게 산림복지의 기회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도 이에 발맞춰 대전시를 `숲 치유 건강장수 도시 대전`으로 만들기 위해서 대전시를 계족산 권역과 식장산 권역 그리고 보문산 권역으로 나누고 장동문화공원, 식장산 숲정원, 호동근린공원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전시는 천혜의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여느 광역시와 비교해 보아도 손색없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시스템을 시설과 인력 면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산림복지에 대한 대전시민의 관심과 참여이다. 이제 대전은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도시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주기별로 숲과 함께 조화로운 휴식을 같이 생각할 수 있는 도시로 변화해 가고 있다. 숲과 함께 행복한 도시로 발전할 새로운 대전은 대전시민의 힘으로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유래 없는 무더위가 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초입이다. 이번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숲으로 가 여름내내 쌓아 두었던 스트레스를 모두 날리고 숲과 함께 행복한 삶을 시작해 보자. 박범진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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