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세워 하고 싶은 것부터 시작하자.

필자는 愚公移山(우공이산)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부할 땐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공부는 엉덩이로 해야 한다. 차분히 앉아서 학습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효율성 없이 무작정 오래 앉아만 있다고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효율성보다 우선 학습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습관을 형성해 나가는 시기에 계획을 짜고 공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중요성을 알기에 많은 학생들이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학교에서는 학습 플래너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일간, 주간, 월간 계획을 표기하여 과목별로 공부 스케줄을 한눈에 작성하여 볼 수 있고 오답노트 까지 포함하는 정말 좋은 구성들이다.

신학기가 되면 학생들은 서점 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저마다 맘에 드는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그 위에 자신들의 방법으로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실천해야 하는데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천하지 않는 자신에게 반성을 한다. 그리고 `내일은 효율성 있게 공부 해야지`라는 다짐을 하지만 다음날에도 공부 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좋은 다이어리는 책상 한구석에 자리 잡고 만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자신이 학습할 수 있는 양의 정도를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계획을 짜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학생들이 공부를 할 때 많은 범위와 과목 때문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종종 문의를 해온다. 공부는 습관과 지구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나 의욕만 가지고 무작정 거창한 계획을 짜고 공부를 시작하면 좋은 습관이 형성되기 전에 먼저 지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계획을 세워 공부를 시작할 때 초반에 어느 정도의 지구력으로 얼마나 공부할 수 있는지 등 시간과 분량에 대한 본인의 능력을 감안하고 그에 맞추어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 우공이 산을 옮길 때 무작정 밤을 새워 옮기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본인이 하루에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체력 그리고 다양한 컨디션을 안배하여 꾸준히 해야 산을 옮겨도 옮길 것이다. 공부 또한 마찬가지다. 본인의 학습량과 집중력을 과대평가하고 신학기의 기대만으로 무모하게 큰 계획만 세우면 그 거창하고 원대하게 세운 계획에 지치게 되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학습 의욕까지 상실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과목을 또는 쉽다고 느끼는 과목을 계획을 세워 먼저 시작해 보라고 함께 추천한다. 본인이 느끼는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차근차근 계획을 짜고 실천하는 데에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과목이면 어느 정도 학습의 흐름 또는 단원 등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본인이 계획을 세워 하나씩 달성해 나가며 성취감을 조금씩 맛본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도전하여 다양한 과목 그리고 제일 꺼려하는 과목에도 자연스럽게 도전해 갈 수 있게 된다. 즉,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으로 바꾸어 해석할 수 있다. 학습량과 시간 그리고 컨디션을 감안하여 계획을 짜고 그에 맞추어 하나씩 만들어 나가면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모든 과목에서 그런 계획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면 반드시 성적은 오르지 않을 수 없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세상이지만 공부는 효율성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우공의 우직함과 꾸준함에 효율성이라는 것이 가미되어야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준성 대전스터디 입시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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