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미투`가 전국으로 퍼지는 가운데 대전 지역에서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 지역 스쿨 미투는 A사립여고 학생들이 SNS를 통해 이 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해당 SNS 페이지에는 일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한 각종 성희롱 발언과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돼 있다.

12일 오전 10시 40분 방문한 A사립여고는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학생들이 강당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교내 스피커에서는 `모든 교사와 학생들은 빠짐 없이 강당으로 오전 10시 50분까지 모여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강당 입구에는 다소 무거운 표정을 한 교사들이 모여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 교사는 "어제 가해 교사들의 1차 사과가 있었지만 몇몇 학생들의 반발이 있어 2차 사과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더 이상은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어제 오전 교내에 대자보가 붙여져 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학교 측에 의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도 미투 폭로 관련 내용의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을 봤다"고도 했다. 몇몇 교사는 오늘에서야 이런 사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학교 앞에서 마주친 한 학생은 "SNS 계정에 제보된 내용 가운데 과장된 것도 있고 오히려 축소된 것도 있다"며 "어제 미투 가해 선생님들의 1차 사과가 있었지만 사과의 표시나 죄책감 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징계받을 것을 두려워 해 서로의 익명을 지켜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 교장은 "SNS에 언급된 교사 중 정도가 심한 교사 2명은 수업에서 배재하고 전교생을 상대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등을 진행 중으로, 시교육청 조사 결과에 따라 교사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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