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인사이드] 애덤 라신스키 지음/박영준 옮김/행복한북클럽/356쪽/1만6000원

2007년 여름. 데이트 시간에 늦은 가렛 캠프는 손에 아이폰을 든 채로 사우스 파크의 거리에서 차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아이폰으로 차를 부르면 안될까?"

엔지니어 였던 그는 "만일 자동차에 GPS 기능이 탑재된 아이폰이 설치돼 있고 승객도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면 승객이 앱을 작동해서 버튼을 누르고, `나를 픽업해줘`라고 말하면 그만 아닌가."

세계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이렇게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자동차 한대도 없는 택시회사에서 세계 최고의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선 곳.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10년만에 기업가치 700억 달러(약 78조5000억) 돌파한 곳. 세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곳. 이 모든 곳은 이제 차량 공유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우버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됐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춘` 편집국장인 저자 애덤 라신스키는 `우버 인사이드`에서 우버 성장과 함께한 전·현직 임직원들, 우버와 계약 관계에 있는 운전사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 한 내용을 담았다.

특히 저자는 스타트업의 역사를 새로 쓴 우버의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 트래비스 칼라닉을 주목했다. 저자는 우버의 폭발적인 성장에 칼라닉의 명석하고 공격적인 캐릭터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칼라닉은 UCLA 재학시절 친구들과 MP3파일 공유 사이트 스카우어를 창업했다가 음악회사들이 제기한 소송으로 장렬히 파산했다. 이후 레드스우시라는 P2P파일 공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가 경기침체로 직원 월급이 밀리고 세금 납부도 못해 범죄자가 될 뻔했다. 직원들이 떠나버린 회사에 혼자에 남기도 했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위기에도 꿈쩍 하지 않고 터프한 CEO가 된 칼라닉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그렇다고 우버를 무작정 미화하지는 않는다. 우버의 운전기사를 체험한 저자는 기업의 남성 중심의 성차별적인 단면, 고객의 민감한 정보를 관리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 운전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소극적 태도 등 우버를 둘러싼 잡음과 세간의 비난이 된 이슈를 상당 분량 할애해 다룬다. 또 공감 능력이 부족해 우버의 중요 파트너인 운전기사들은 물론 언론매체와 깊은 갈등을 빚어온 칼라닉의 CEO리스크를 소개하기도 한다.

저자는 우버의 사업 초기 칼라닉의 친구 가렛 캠프의 아이디어가 칼라닉의 통찰과 추진력이 더해져 어떻게 획기적인 비즈니스로 전환하게 됐는지, CEO가 된 칼라닉이 어떻게 경쟁자들과 싸우고, 규제 이슈를 헤쳐 나갔는지, 우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우버의 움직임의 행간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도 분석할 수 있다. 예비 창업가든 투자자든, 기업가든,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면모와 방향성을 고민한다면, 가려운 부분이 해소되는 쾌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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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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