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계의 숙원인 실업 야구 부활이 가시권에 들었다.

12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등에 따르면 협회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7층 회의실에서 실업 야구팀 창단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추진위원회 김용철 위원장이 참석했다.

두 단체는 "이번 협약으로 한국 야구계의 숙원인 실업팀 창단으로 일자리 창출, 연고지 경제발전, 참여 기업의 위상 강화와 사회적 공헌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특히 학생야구 정상화와 야구 저변확대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이 실업팀을 창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실업 야구가 앞으로는 야구계의 희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조합에 속해 있는 좋은 기업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실업야구는 일반 직장인이 야구를 병행하는 것으로 다시 부활되면 프로에 입단하지 못하는 야구 선수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일자리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는 100명으로 대상자 1000명 중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국야구는 실업 야구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은 실업팀에 입단해 일하면서 야구에 힘을 쏟았고 많은 졸업생들이 실업팀의 문을 두들겼다.

1970년대엔 한일은행, 제일은행, 농협 등 금융권을 비롯해 한국전력, 포항제철, 롯데, 한국화장품 등 직장팀들이 경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팬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하다가 한전, 포항제철의 실업팀을 끝으로 80년대 후반에 문을 닫았다.

실업야구 부활에 야구계는 환영했다.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는 12일 실업 야구를 부활 환영 성명서를 내고 "실업 야구 부활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야구 저변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아마야구계와 한국노총의 협력에 환영한다"며 "탄생까지이어질 수 있도록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로 구단에서도 야구 저변 확대의 시선에서 실업야구 부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화이글스 구단 관계자는 "야구 저변 확대와 학생야구 선수들의 미래를 고려할 때 긍정적인 시도라고 본다"며 "프로야구 출범의 밑거름이었던 실업야구가 부활해 더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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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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