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그동안 연구와 집필을 위해 사랑과 정성으로 한점 한점 모아온 서화 400여 점과 도서 8000여 권을 2016년부터 올해 봄까지 부여군에 기증해 매년 열리고 있다.
2016년 <백제의 향기와 나의 애장품>, 2017년 <백제의 화가 정성원과 정술원>, 올해 6월 <나의 순백자 사랑>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기증 유물전은 부여 출신 부자(父子) 서예가로 이름 높은 우당(愚堂) 유창환(兪昌煥, 1870-1935)의 소창유기(예서 12폭 병풍), 천경노화(초서), 서론(해서), 선면 시(해서)와 일창(一滄) 유치웅(兪致雄, 1901-1998)의 녹수훤여노(초서 8폭 병풍), 이충무공 시(행서), 식분지족(초서), 황진이 시조(행서) 등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이외에도 정조 때 명필로 백마강 수북정의 현판을 쓴 기원 유한지의 작품 2점과 살아생전 우당, 일창과 친분과 교류가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유학생으로 <서유견문록>을 쓴 구당 유길준과 헌법학자로 고려대 총장을 지낸 유진오 박사의 작품이 한점씩 전시된다. <나의 순백자 사랑> 전에 출품됐던 백자 100여 점도 다시 관람객들을 찾는다.
우당 유창환은 비록 높은 벼슬은 하지 않았지만, 학문이 깊고 문장이 뛰어나며 금석에도 조예가 있어 선비사회, 문인사회에 크게 존숭 받은 인물이다.
유 교수는 "우당과 일창의 서예 작품은 미술계에서 높이 평가돼 이미 국내의 주요 미술관에서 초대전, 회고전 등이 열리면서 두 분의 예술세계를 끊임없이 기리고 있지만 정작 고향인 부여에서는 작품을 볼 기회조차 없어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부여의 자랑인 우당과 일창의 서예 세계를 많이 감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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