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여성 위협하는 유방암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암이다.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발간한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2015년 암등록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 국내 암 발생자는 21만 4701명으로, 2014년 21만 8954명과 비교해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유방암은 위암(2만 9207명), 대장암(2만 6790명), 갑상선암(2만 5029명), 폐암(2만 4267명)에 이어 5위(1만 9219명)를 차치하고 있다.

하지만 성별 상위 5대 암을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남성의 경우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전립선암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반면 여성에서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상위 5대 암이 전체 암 발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은 남성보다는 여성에서의 발생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에서 1만 9142명의 환자가 나온 반면 남성에서는 77명의 환자가 나오는데 그쳤다. 남녀 모두에서 상위 5대 암에 올라있는 위암과 폐암, 대장암의 성별 격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위암의 경우 남성 1만 9545명·여성 9662명, 폐암의 경우 남성 1만 7015명·여성 7252명, 대장암의 경우 남성 1만 5911명·여성 1만 879명으로 많아야 2-3배 수준이다.

유방은 크게 실질 조직과 간질 조직으로 나뉘는데 실질조직은 젖을 분비하는 소엽(젖샘이 모여 있는 단위)과 젖을 유두로 운반하는 유관(젖샘관)들로 구성된다. 또 간질조직은 그 사이를 지지해 주는 결합조직, 지방, 혈관, 신경, 림프관 등을 말한다. 성인 여성의 유방에서는 유두를 중심으로 15-20개의 유관이 방사상으로 뻗어 각 소엽으로 연결되고, 소엽에는 유선이 있으며 대부분의 유방암은 유관에서 발생한다.

유방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실질 조직에 생기는 암과 간질 조직에 생기는 암으로 나뉘며, 유관과 소엽의 암은 암세포가 주위 조직으로 퍼진 정도에 따라 다시 침윤성 유방암과 비침윤성 유방암으로 구분된다. 남성의 유방암은 여성 유방암의 1% 이하이며, 침윤성 유관암이 가장 많이 발견된다. 유방암 위험요인에는 비만, 음주, 방사선 노출, 유방암 가족력 등이 있다. 또 호르몬과 관련해서는 이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폐경 후 장기적인 호르몬 치료, 모유 수유를 하지 않거나 첫 출산 연령이 늦은 것 등이 포함된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유방의 통증은 유방암 초기의 일반적 증상이 아니며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병이 진행되면 유방뿐만 아니라 겨드랑이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해당 부위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는 것은 유방암의 일종인 파제트병의 증세일 가능성이 크다. 암이 심하게 진행됐을 경우에는 유방의 피부가 속으로 끌려 들어가 움푹 파일 수 있으며 유두가 함몰되기도 한다. `염증성 유방암`의 경우 멍울은 잘 만져지지 않지만 피부가 빨갛게 붓고 통증이나 열감이 있어서 염증이 생긴 것처럼 보이는 특수한 형태의 유방암이다.

암이 진행되면 유방 피부의 부종으로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질 수 있는데, 이는 피부 밑의 림프관이 암세포에 의해 막혔기 때문이다. 암이 겨드랑이 림프절에 전이되면 커진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하며 암이 더욱 진행되면 커진 암 덩이가 유방의 형체를 거의 파괴할 수도 있다. 남성의 유방암은 여성의 100분의 1로 드물고 대부분 고령자에게 발생하는데, 보통 젖꼭지 밑에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진다. 따라서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서 해당 부위에 멍울이 만져질 때는 별것 아닌 멍울인지 암 덩이인지를 판별하기 위해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진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현재까지 유방암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 3일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이나 모유 수유, 적정 체중 유지, 금주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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