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작가소개⑨ 루이 필립 데메르

루이 필립 데메르 작가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루이 필립 데메르 작가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루이 필립 데메르 작가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에서 디지털미디어 및 전시디자인 교수로 재직 중이며 소프트웨어, 상호작용, 기계, 미디어 등 다채로운 접근으로 작업하는 종합적인 예술가다. 지금껏 300대가 넘는 기계들을 실현시키며 몇몇 대규모의 상호작용 로봇 설치의 구상과 제작을 해왔다. 그의 로봇작업은 극장, 오페라, 지하철 역, 미술관, 과학박물관, 음악공연, 시사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1988년 이후로 그는 70점이 넘는 예술품 혹은 무대제품 제작에 참여하며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했다.

`블라인드 로봇`은 기계 공학을 이용해 미니멀리즘을 표방한 작품으로 로봇 팔로 구성됐다. 시각장애인들이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손을 더듬어 인식하는 것처럼 여러 개의 관절로 연결된 손을 가진 로봇 팔이 관객의 얼굴과 몸을 섬세하게 더듬어 인식한다. 시각장애인의 손놀림을 로봇팔로 구현해낸 것이다.

메를로퐁티가 말했듯 우리가 `자아`라고 부르는 것은 신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시각 장애인의 지팡이가 단순히 사물을 감지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오래 사용된 도구는 우리 뇌 속에서 신체 표상에 통합된다.

관람자는 로봇이 섬세한 손길로 자신들의 얼굴을 더듬어 보며 비언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요청 받는다. 사회형 로봇이 사람을 섬세한 손길로 만지는 순간 발생하는 지능적, 감정적, 육체적인 유대감의 정도를 이해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의도다. 로봇의 팔은 관절 형식으로 연결돼 있어 부드럽게 관람객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블라인드 로봇`에서 로봇 팔은 시각과 촉각을 대신하며 신체의 표상이 확장됨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고도로 정밀한 로봇이 감정을 가진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는 인간과 기계의 소통의 영역에 있어서 관람객인 인간과 로봇 사이의 정서적인 연결고리의 형성 가능성을 함의한다. 원세연 기자

자료제공=대전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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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로봇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블라인드 로봇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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