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우리가 그저 장난으로 괴롭히는, 자기 자신의 재미를 위해,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소수의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길 끝의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언제나 주책 맞을 정도로 쿨하고 당당한 엄마, 남의 일엔 관심 없고 가족 일에도 무덤덤한 시크한 성격의 언니, 그런 엄마와 언니에게 언제나 착하고 살갑던 막내 천지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천지는 학교에서 은근히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일명 은따였던 것이다. 결국 천지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상처와 힘든 감정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렸다.

청소년들의 자살 원인을 학교폭력으로 다룬 이 영화는 가해자뿐 아니라 이를 동조하고 방관한 이들 모두 일종의 `살인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는 우리나라를 이끌고 나아갈, 밝음의 상징인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망 데이터(mortality raw data)와 OECD 인구 데이터(population data)를 결합해 아동 청소년(10-19세) 자살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 남자 청소년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5.15명)는 OECD 평균 수치(6.2명)보다 낮지만, 여자(4.36명)는 OECD 평균치(2.25명)보다 월등히 높아 OECD 회원국 가운데 2위를 차지한다.

이처럼 최근 충북 제천에서 한 여고생이 개학을 하루 앞두고 4층 높이의 건물 옥상에서 투신, 5시간여 만에 숨졌다.

이 여고생 또한 위의 영화처럼 죽음이란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상처와 힘든 감정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렸다.

누구나 십 대 시절을 겪지만 그 혼란스럽고 복잡한 시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어른은 많지 않다. `사춘기라서 그래`라며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십 대의 혼란과 고민은 그들의 삶의 과정을 볼 때 매우 신중하게 다뤄줘야 하는 문제이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의 특수성에 기반을 둔 예방 및 교육 프로그램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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