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마고와 뽀이약 등 6개 마을 와인과 유명 등급와인 샤또들을 소개해드렸는데, 이들 마을 와인들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이 오메독 와인입니다. 오메독 와인은 보르도 바로 북쪽에 위치한 블랑끄포르(Blanquefort)에서 쌩스랭드까두른(Saint-Seurin de Cadourne)까지 지롱드 좌안에 60km에 걸쳐 길게 형성된 와인 지역입니다. 1855년 등급 와인 61개 중 샤또 오브리옹을 제외한 60개 샤또가 오메독의 테두리 안에 있고, 마고 등 4개 특급 마을에 속한 55개 등급 사또 외에 오메독에도 등급 샤또 5개가 있습니다.

오메독의 대표적인 등급 와인은 3등급 샤또 라라귄(La Lagune)으로, 5등급 샤또 깡뜨메를(Cantemerle)과 함께 마고 마을 아래에 위치합니다. 라라귄은 북부론 지방의 매종 자불레(Jaboulet)와 샴페인 하우스 빌까르 살몽(Billcard Salmon)을 소유한 장-자끄 프레이(Frey)가 1999년 인수하여, 2004년부터 운영을 맡은 장녀인 카롤린(Caroline) 프레이가 유기농법으로 변화를 시도해서 2016년에는 바이오 다이나믹 인증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오메독의 등급 와인 3개는 쌩줄리앙 마을 왼쪽의 쌩로랑메독(Saint-Laurent-Medoc) 마을에 몰려 있습니다. 4등급 샤또 라뚜르까르네(La Tour Carnet)와 5등급 샤또 벨그라브(Belgrave)와 샤또 까망삭(Camensac)인데, 모두 2000년을 전후해 소유주 변경이 있었고 쌩줄리앙의 토양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활용하여 균형 잡힌 우아한 와인 생산을 통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뻬삭-레오냥의 샤또 빱프 클레망(Pape Clement) 등 전 세계에 40여개 와이너리를 보유한 베르나르 마그레(Bernard Magret)가 1999년 인수한 라뚜르까르네는 최근 와인병 무게만큼 묵직하고 매력적인 와인을 만듭니다. 그뤼오 라로즈와 샤스 스플린을 소유한 메를로 가문이 2005년 매입한 까망삭은 "자연은 유리한 조건일 수는 있지만, 홀로는 절대 훌륭한 와인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는 철학으로 대대적인 품질 혁신을 했습니다. 1740년 태양왕 루이 14세의 사냥터로 세워진 벨그라브는 1979년부터 네고시앙인 두르떼(Dourte)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오메독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와인은 2001년에 진행된 100여개 와이너리의 1982년 빈티지 블라인딩 테스트에서 2위를 기록하며 샤또 오브리옹을 앞섰고, 메독 등급 재지정을 한다면 2등급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2003년 크뤼 부르주아 등급 지정을 거부해서 `무관의 제왕`, `오메독의 신데렐라`, `빈자의 라뚜르` 등의 다양한 별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샤또 쏘시앙도 말레(Sociando Mallet)입니다. 장 고트로(Jean Gautreau)는 와인중개상을 하다가 1969년 방치되었던 5헥타르의 쏘시앙도 말레의 잠재력을 보고 인수를 한 후 계속 주변 밭들을 사들여 현재는 83ha의 포도원에서 연간 45만 병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장 고트로는 "최고 품질의 떼루아라면, 소량 생산 정책을 따르지 말고 많은 생산을 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그린 하비스트(포도송이 제거)도 하지 않습니다. 포도나무간의 경쟁이 오히려 포도의 탄닌·당분·색깔·아로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쌩떼스떼프 바로 위쪽 마을 쌩스랭드까두른에 위치한 소시앙도 말레의 시음실에서 내려다본 포도원의 풍경은 지롱드강 건너 원자력 발전소가 시야에 걸렸지만, 보르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탁 트인 파노라마형 지형은 아주 멋졌습니다. 소시앙도 말레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신성식 ETRI 미래전략연구소 산업전략연구그룹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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