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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매혹에 빠진 사람들

2018-09-05기사 편집 2018-09-05 13: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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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브러리 유혹하는 도서관] 스큐어트 켈스 지음/김수민 옮김/현암사/352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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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와 영혼이 만나는 매혹의 공간 '도서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모아놓은 곳이 아니다. 가장 멋진 도서관들은 마법과 같고 전설적인 공간이 된다.

희귀본 연구자이자 출판 역사가인 스튜어트 켈스는 '유혹하는 도서관 더 라이브러리'라는 책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서관들을 탐험한다. 그 중에는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것들도 있고, 소실된 것들도 있다. 장서가 팔리거나 흩어져버린 것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수도원 도서관이나 보르헤스의 도서관처럼 상상으로 만들어 낸 것도 있다.

도서관의 형태도 지금처럼 커다란 건물에 책꽂이가 도미노처럼 줄지어 있고 선반마다 책이 가득 들어차 있었던 것은 아니다. 책의 형태에 따라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에 따라 책을 보관하는 공간도 변해왔다. 고대의 네모난 점토판들은 선반이나 쟁반에 똑바로 놓아 관리했다. 두루마리 형태의 파피루스는 함, 벽감, 모자 보관 상자처럼 생긴 통에 보관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는 두루마리에 라벨을 붙이기도 했다.

이후 현재 보는 책의 형태와 유사한 코덱스(양피지를 잘라 여러장을 한데 엮은 모양)를 독서대 위에 보관했고, 중세 후반들어 비로소 책을 수직으로 나란히 꽂기 시작했다.

서가의 배치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책장이 끊김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책장 사이의 기둥에 가짜 책을 그려 넣거나 원근법을 이용해 위로 올라갈수록 책장의 폭이 좁아지게 만드는 식이었다.

저자는 책의 형태에 따라 변해온 도서관 외에도 기이한 애서가와 책 수집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희귀본을 훔쳐낸 사기꾼 등 책과 관련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영국의 새뮤얼 피프스는 편집증적으로 일직선에 집착해 높이가 다른 책들이 들쭉날쭉 꽂혀 있는 모습을 참지 못해 가죽 두른 나무 받침을 주문 제작해 높이가 낮은 책 밑에 받쳐뒀다. 파블로 망겔이란 수집가는 구입한 책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책의 위아래 여백을 무차별적으로 잘라냈다. 볼테르는 유명한 작가들의 글을 간추려 좋아하는 부분만 보관하고, 몇 권의 책을 줄여 한 권으로 만들기도 했다.

특히 책 도둑 이야기는 흥미롭다. 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기꾼과 책 도둑의 역사도 함께했다. 희귀한 고서 몇 권이면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주변에는 전문가인 척하는 사기꾼들이 들끓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책이 인기 있어, 날조된 서적들이 도서관에 판매되기도 했다. 또 책 도둑들이 사서나 수도사를 매수해 도서관의 희귀본을 빼내는 것은 흔한 수법이었다.

저자는 문자가 없던 시절의 구전 도서관부터 시작해 책의 형태와 인쇄, 제본 기술에 따라 달라진 도서관의 변화, 도서관과 함께 한 사람들, 그리고 도서관의 운명까지 다룬다. 그러면서 디지털 데이터의 위험성도 동시에 경고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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