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다시 동인은 이황의 제자들로 구성된 남인과 조식의 제자들로 구성된 북인으로 나뉘게 됐다. 서인 역시 율곡 이이의 제자들로 구성된 노론과 성혼 학문의 영향을 받은 소론으로 갈렸다. 왕권이 약화된 조선 중기부터는 이들 남인과 북인, 노론과 소론의 4당파가 조선 정치를 대표하게 된다.
이들 붕당들은 귀족들로 구성돼 백성들의 의견이 왕에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지만 오늘날의 정당과 같은 순기능을 이뤄내기도 했다.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올바른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임금에게 전달하는 등 노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또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의 이름에 흠집을 내는 것을 꺼려했고 책임 있는 정책들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반면 권력을 뺏긴 정파는 정권을 잡은 쪽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임금에게 고하는 등 서로 경쟁 관계 속에서 발전하기도 했다. 또 일부에서는 각 정파의 정책들이 함께 수렴돼 협력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바른미래당 신임 당대표가 선출되면서 여야 5당의 지도부가 모두 구성을 마쳤다. 새로운 지도부가 각 당을 이끌게 되면서 정치권에 변화의 바람이 생겨날지 관심사다. 조선시대 각 정파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정책을 제시한 것처럼 야당들 역시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정책들은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잘못하거나 개선해야 할 정책들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당도 정권을 이어가고 재창출 하기 위해 정책을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여야가 서로 정책을 통한 올바른 경쟁을 이어갈 때 비로소 정치가 발전하고 국민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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