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새벽 집중호우로 인해 대전 도심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르면서 대전시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 충청지역에 최대 20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침수는 집중호우와 함께 도로 주변 가로수의 낙엽과 화단에서 흘러내린 이물질 등이 배수구를 막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배수구만 뚫었어도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늑장 대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폭우로 인해 대전지역에서는 22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침수가 31건, 건물 침수 19건, 도로 침수 45건, 농지 침수 35건이 발생했고, 차량 75대가 침수피해를 당했다. 또 담장 8곳과 축대 2곳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유성구 전민동·도룡동·지족동·장대동 일대는 도로의 빗물이 인근 상가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흘러, 침수 피해가 심각했다.

시내 곳곳 도로가 침수되면서 대전시가 이를 알리거나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만은 커졌다. 일부 시민들은 도로가 막혀 출근이 늦어지거나, 한 시간 넘게 오도 가도 못한 채 버스와 승용차에서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시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허 시장은 지난달 29일 8월 정례브리핑에 앞서 "먼저 어제 발생한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에 대해 시민들께 사과말씀을 드린다"라며 "이러한 폭우를 대비해 대전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시민불편을 최대한 없도록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께 피해와 불편을 드린 점, 시장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더 철저한 분석과 점검, 대비를 통해서 이런 재난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일까지 대전지역에 최대 15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과 축대가 많이 약해진 상태다. 또 다시 집중호우가 내린다면 시설물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다시는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시장이 시민에게 머리를 숙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취재 2부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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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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