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사면에 행락객 무단 투기 쓰레기 대다수, 수거·처리 비용만 3억-5억 원 예상

29일 충청권 식수원으로 활용되는 대청호 상류지역이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쓰레기로 뒤범벅됐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일대는 1만 5000㎥ 규모의 쓰레기가 수면을 덮었으며, 처리에는 20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윤종운 기자
29일 충청권 식수원으로 활용되는 대청호 상류지역이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쓰레기로 뒤범벅됐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일대는 1만 5000㎥ 규모의 쓰레기가 수면을 덮었으며, 처리에는 20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윤종운 기자
"물이 흘러야 할 자리에 쓰레기가 뒤범벅입니다. 악취까지 생기고 있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29일 충북 옥천군 추소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폭우로 인해 쓰레기가 밀려든 대청호 상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대청호 상류지역인 옥천 인근에 다다르자 물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수면에는 녹조와 쓰레기가 뒤엉켜 늪지를 연상케 할 정도로 오염물질이 가득했다.

페트병부터 스티로폼, 찢긴 비닐, 알루미늄캔 등 옥천군 일대 인근 버려진 생활쓰레기가 폭우로 대청호로 떠밀려 벌어진 일.

곤충이나 물고기, 조류 등 생명체가 있던 곳에는 파리떼와 악취가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었다.

일대가 `충청권 식수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곳은 지난 26일부터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생활쓰레기, 농업용 쓰레기 등 1만 5000㎥ 가량의 부유물이 유입됐다.

마을주민과 한국수자원공사는 몰려든 쓰레기 수거와 처리 활동을 각각 진행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모두 치우는데 20일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청소작업을 벌이는 한 마을주민은 배를 동원해 쓰레기 수거를 벌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진 부유물에 포기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여기 쌓여있는 쓰레기 전부가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생활쓰레기"라며 "보기도 흉한데 비가 그치고 더위가 찾아오면 악취가 심해질까봐 큰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 만난 박찬훈 옥천군자연보호협회장은 "협회에서 봉사활동으로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지만 양이 너무 많고, 수면 위 작업 또한 위험해 처리가 지체되고 있다"며 "물놀이를 즐기러 온 행락객이나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대다수며, 제발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대청호가 충청지역 식수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자원공사가 폭우로 물이 차오를 때 차단막을 미리 설치했다면 지금처럼 부유물이 상류로 올라오지 않았을텐데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 측은 폭우로 밀려든 쓰레기 수거를 위해 밧줄을 동원해 부유물 고정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거비용이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표현민 수자원공사 대청지사 대리는 "작업 효율을 높이려 밧줄로 부유물을 고정하는 수거 사전작업을 진행해 수면 쓰레기가 하류로 흘러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육안으로 확인 결과 80-90%는 갈대와 같은 초본류 풀이고 나머지가 댐 사면에 행락객들이 무단 투기한 플라스틱 등 생활 쓰레기로 보인다. 수거와 처리하는 비용이 3억-5억 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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