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인 1998년 8월, 충청의 모습은 어땠을까. 20년 전에 발행된 대전일보 지면에는 익숙하면서도 지금의 모습과 사뭇 다른 대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998년 9월 1일자 본보 `사진으로보는 세상`코너에는 대전역의 밤 풍경이 실렸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대전역사 위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아닌 `대전지방철도청`이 내건 현수막이 붙어있다. 또 지금은 사라진 비둘기호 완행열차를 탄 한밤 중 시민들의 졸린 듯한 표정도 만날 수 있다. 당시 대전역을 지나는 비둘기호는 하루 4편으로 천안과 이리(지금의 익산)를 왕복하며 통학하는 학생과 봇짐장사들을 실어 날랐다.

최근엔 `아날로그 시대 특급열차`로 불리던 새마을호까지 운행을 중단했고, 현재 대전역을 지나는 기차는 KTX, KTX-산천, SRT, 무궁화호, 누리로 등이다.

또 지금은 사라진 `월마트`가 지역 유통업계를 흔들었던 20년 전 유통업계의 모습도 드러나 있다. 당시 세계적인 자금력을 자랑했던 월마트는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했다. 월마트는 국내시장 진출과 동시에 자금력을 앞서워 `폭탄세일`에 나섰다. 이에 `신세계 이마트`는 월마트보다 낮은 가격으로 응수하며 `미치광이 세일(CRAZY SALE)`에 뛰어들었다. 국내 제일을 할인점과 세계제일의 할인점 간에 벌어지는 대 공방은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을 휩쓸었다.

이같은 경쟁은 당시 유통업체와 소비자, 제조업체 모두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 가격혼선과 물량부족, 판매가 결정에 대한 갈등 등이 불거져 나왔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할인판매경쟁에 대한 부당 염가판매 금지와 부당고객유인해위 금지 등 공정거래법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월마트와 이마트의 대결을 결국 이마트의 승리로 끝이 났다. 1998년 월마트와 이어 들어온 까르푸까지 한국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2006년 철수했다.

본보 1998년 9월 2일자 지면에 실린 월마트가 인수한 한국 마크로 대전점 건물은 현재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평점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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