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만이의 화물차 고광률 지음/강/332쪽/1만 2000원

지역작가 고광률 소설가가 신작 소설집 `복만이의 화물차`를 내놨다. 2010년 소설집 `조광조 너 그럴 줄 알았지`에 이어 8년만에 발표한 작품이다.

작가는 `독한` 리얼리스트다. 고원정 소설가는 이 책을 두고 "생각보다 더디더라도, 기대만큼 화사하지 않아도, 봄은 온다. 하늘이나 권력의 시혜가 아니라, 우리끼리 맞잡은 손의 따뜻함으로 결국 봄은 온다"며 "이런 믿음이 없이는, 날고기의 피비린내 가득한 고광률의 소설집을 차마 덮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자존과 생존의 싸움을 이어가는 다양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때론 풍자적 필치로 그려낸다. 권력과 자본의 야만에 잠식당한 사회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고광률의 소설은 밀도 높은 언어와 단단한 구성, 세목의 리얼리티로 빛난다. 폭력적인 현실과 권력의 속살을 예리하게 해부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가득 배어 있는 그의 작품은 한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정통 리얼리즘 소설이 여전히 유효한 문학적 가능성임을 웅변하는 듯하다.

대리기사와 매필(賣筆) 등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어느 시간강사와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학생운동 이력이 있는 복만이의 팍팍한 삶을 그린 표제작 `복만이의 화물차`외에 `깊은 인연`, `포스터칼라`, `순응의 복`, `밥`, `영춘` 등 여섯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김현정 문학평론가는 "고광률의 소설에는 `지금 여기`의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소시민의 슬픔과 애환이 담겨있다"며 "특히 대리기사와 매필 등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어느 시간강사와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학생운동 이력이 있는 복만이의 팍팍한 삶이 이 책에서 너무도 핍진하게 그려져 있다"고 평했다.

작가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대전대 국문학과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나왔다. 1987년 `호서문학`에 최상규, 박범신 추천으로 단편 `어둠의 끝`을, 1991년 실천문학 17인 신작소설집 `아버지의 나라`에 단편 `통증`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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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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