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의료 서비스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환자들의 생각은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공개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 평가` 결과를 받아 든 대전권 한 대학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대전에 자리 잡은 주요 대학병원들은 처음 실시된 환자경험평가에서 모두 전체 평균 보다 적은 점수를 받는 데 그쳤다. 때문에 평가 대상에 포함된 대학병원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환자경험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지난해 초부터 지역 대상 병원들 사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사 문항 내용이 객관적이지 못한 데다가 이미 환자들 사이에서는 지역 의료 수준이 수도권에 비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깔려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 상으로 전국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대전의 의료서비스 질 수준을 감안하면 이들 병원의 아쉬움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17 한국의료 질 보고서`를 살펴 보면 대전의 암에 대한 의료질(효과성)은 지표값 81.3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는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은 지표값 100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다. 또 특정 질병에 대한 효과성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의료 질 수준도 대전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영역별 전체 의료 질 현황 중 환자안전, 의료중심성, 시스템 인프라 영역 모두 지표값 100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으며, 의료연계(70.0점) 영역 또한 상위권에 속한다. 이번 환자경험평가 결과와는 극명한 차이다.

병원들의 아쉬움은 그동안의 전문적인 기준으로 이뤄진 평가와 비교해 환자 개인의 주관으로 이뤄진 평가 결과가 크게 낮은 데서 비롯됐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환자 중심의 의료문화 확산`을 목표로 시작된 환자경험평가인 만큼 이제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미 높은 수준의 의료질을 토대로 조금 만 더 신경 쓴다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 향상은 시간 문제다. 취재2부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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