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중형급 태풍 솔릭, '산바' 이후 6년만에 한반도 통과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 우리나라에 극심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제19호 태풍 `솔릭`이 점차 북상함에 따라 한반도가 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태풍 상륙을 앞둔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론 충청권 각 지자체들은 태풍 관련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태풍 솔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쪽 360㎞ 부근 해상에서 21㎞/h의 속도로 우리나라를 향해 북서진 하고 있다. 강한 중형급인 솔릭의 강풍 반경은 380㎞고 중심 기압은 950hPa, 최대 풍속은 43m/s에서 155㎞/h를 기록하고 있다. 솔릭은 22일 오전 9시 제주 서귀포 남쪽 340㎞ 부근 해상을 지나 23일 오전 9시에는 목포 남서쪽 120㎞ 부근 해상에 도달 한 뒤 서해안을 거쳐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 부근 육상을 지나 동해상으로 진출하겠다.

태풍의 영향으로 22-23일 제주도 산지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100-250㎜의 비가 내리겠으며 4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대전과 세종·충남의 경우에는 23일 50-100㎜의 비가 내리겠으며, 150㎜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23일 충북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30-80㎜다.

태풍 북상에 유관기관들은 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2일 청와대에서 진행 예정이던 민선 7기 전국 시도지사와의 간담회를 연기했다. 각 지역 재난대응 책임자인시도지사들이 태풍에 적극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에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 비상근무를 기존 폭염뿐 아니라 태풍에 대비해서도 확대·운영하고, 농업경영체로 등록된 농업인 17만 명에게 호우·태풍 대비 농작물 관리요령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은 솔릭의 이동경로와 호우 등 기상변화에 따라 여객과 시설, 전기, 차량 등 분야별 24시간 비상대응반을 편성해 단계별 대응키로 결정했다.

여기에 각 지자체들은 지역 상황에 맞는 피해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대전시는 침수우려 취약도로, 교통시설물 일제 점검에 나서는 등 재해대비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했으며, 충남도는 태풍 북상에 대비해 비상대응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도는 20개 하천 둔치주차장 내 차량 2807대를 이동 조치하는 한편 주차장 진입을 통제하고 52개 야영장에 있는 야영객의 대피를 유도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20-21일에 걸쳐 지역 내 배수펌프장 4곳과 저류지 5곳을 대상으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충북도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당초 예정됐던 지역 축제의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먼저 23-26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동포도축제는 잠정 중단됐다. 다만 23일 예정된 개막식은 영동체육관 실내에서 진행된다. 또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보령 머드음악회의 진행여부는 향후 태풍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와 토사유출, 하천제방, 축대붕괴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 태풍의 영향을 받는 기간 산간계곡의 야영객 안전 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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