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한화이글스 선수
이태양 한화이글스 선수
한화이글스의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한화 우완 투수 이태양(28)은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팀의 승리를 굳히는 `필승맨`으로 비상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 투수였지만, 올 시즌에선 불펜으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49경기 65⅓이닝을 던진 이태양은 방어율 2.76(4승 2패)로 맹활약 중이다.

이태양은 "아무래도 선발은 한 경기를 책임지는 자리이고 5일 동안 준비기간이 있는데 반해 불펜은 매일 준비하고 몸을 풀어야 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선발과 불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아무래도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날 가다듬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흔들린 위기 상황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뒷문을 단단히 틀어막고 있다.

지난 12일 대전 kt와의 경기에서 이태양의 호투는 빛났다. 2점차 상황에서 0.1이닝만에 블론을 기록한 정우람의 뒤를 이어 9회말 1사 1,3루 상황을 삼진 두 개로 막아내고, 10회까지 무실점으로 마무리해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중반까지 팀이 3위에 진출한 건 입단 후 처음. 이태양의 시선은 가을야구, 아니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이태양은 "이기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아직 30경기 남았기 때문에 지금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끝날 때까지 긴장 늦추지 않고 하려 한다"고 말했다.

순천 효천고 출신으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이태양은 2013년부터 선발 자원으로 마운드에 섰지만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맘껏 내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팔꿈치 뼛조각으로 인한 통증으로 1군 말소 이후 재활에 주력했다. 140㎞가 넘는 직구가 주무기인 이태양은 지난 5월 NC전에서 잇따라 147-148㎞의 구속을 내보이며 완벽한 컨디션을 보였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한 후의 기록으로 보면 이태양의 존재감은 말 그대로 `한화의 태양`이다. KBO에 따르면 리그 전체 구원 투수 가운데 이태양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5로 1위를 차지했다. 시즌 전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이태양은 "이정도로 불펜에서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만 보면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좋은 자리에서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준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며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위기상황이거나 주자가 있을 때 나가는 상황이 많은데 마운드에 섰을 때 주자가 있으면 내 점수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막아주려고 하고, 최소 실점을 내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든든한 투수가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태양이 올라오면 `안심이 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안정감이 있고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반드시 가을야구에 3위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더 힘내겠다"고 말했다. 이태양의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한화의 비상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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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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