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는 비가 와도 색다른 놀이공간이 된다. 나무 아래에서 빗소리를 듣거나 풀 향기를 더 진하게 맡을 수 있다. 심지어 아이들은 찰방찰방 흙탕물 위를 걸으면서 물의 느낌과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숲에서 눈이 오면 아이들은 더 신이 난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뛰어놀다 보면 두꺼운 겉옷을 벗어 버린다. 이때 추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처럼 숲에서 나쁜 날씨는 없다.

최근 유아 보육정책이 무상보육으로 바뀌면서 2011년 40%이던 어린이집 이용률이 지난해 53%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과 보육교사 부족으로 유아교육은 주로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한창 뛰어놀며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 등 모두의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숲에서는 어떠한 장애물도 없다.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교사들도 갇힌 실내공간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 숲에서의 활동이 더 좋다고 한다. 이처럼 유아들의 야외활동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요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선 유아 숲교육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유아숲 교육은 이미 1950년대 중반 덴마크에서 숲유치원 형태로 시작되어 스웨덴, 독일,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유아숲이 1000여 개에 이를 정도이다. 이처럼 유아숲교육에 대한 큰 관심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숲이라는 공간은 자연의 놀이터이다. 숲활동은 억제되었던 욕구를 마음껏 분출하며 정서적, 신체적으로 안정된 자아를 형성한다. 자연의 놀잇감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변형시켜 놀이를 할 수 있어 아이의 사고가 확장됨과 동시에 창의력도 키워준다.

이처럼 유아는 숲체험을 통해 닫힌 공간으로부터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사회적 또래관계를 형성해 전인적 성장을 하게 된다.

자연(自然)이란`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계속되는 주입식 교육이 만연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유아숲교육은 오감을 활용해 숲속을 경험하고 체험함으로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삶의 지혜를 스스로 깨닫고 배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숲을 찾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숲은 항상 우리들 곁에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질 때 우리는 빛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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