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에 나오는 첨단 기술은 영화의 흥미를 높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래 사회를 꿈꾸게 해준다. 충격을 모두 흡수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신소재 방패, `아이언 맨`의 3차원 홀로그램, `해리포터`나 `공각 기동대` 메이져의 투명 망토 등은 누구나 한번쯤 가져보고 싶어 하는 아이템이다. 이러한 아이템은 매우 매력적이어서 오래전부터 SF 영화의 단골 소품으로 등장해 왔지만, 현재 소재 기술로는 구현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 소재 기술이 최근 소개되면서 국내외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공 소재 기술로 메타물질(meta material)이 있다. 이 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가공된 인공 물질로서, 메타(meta) 라는 말은 그리스어로서 beyond 즉, "~을 능가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메타물질은 금이나 은과 같이 물질에 따른 고유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나 배열형태 등을 조절해 새로운 특성을 발현시킨 물질을 의미한다. 물질 내 구조를 바꿔 물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소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특성을 발휘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불가능하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물질의 활용 범위는 메타 구조의 크기에 따라 전파에서부터 테라헤르츠, 적외선, 근적외선, 가시광, 자외선까지 여러 가지 파장의 전자파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복사열, 진동, 음파 등 기계적 특성 조절이 필요한 곳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러한 메타물질 인공 소재는 기존 소재보다 소형화, 경량화, 박막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 및 군수 분야 등에서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메타물질 인공 소재 기반 완전 흡수체의 경우, 매우 얇은 박막구조에서도 선택적 파장 에너지를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적용 파장 및 응용분야에 따라 군용 이동체의 스텔스, 산업용 초박형 전자파 흡수체, 보안 감지용 테라헤르츠 이미징, 자율주행 자동차용 고성능 적외선 센서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광통신소자 및 광 홀로그래피 분야에서는 기존 광소자 기술로 불가능한 파장 크기 이하의 높은 집적도를 메타물질을 이용, 구현가능하다. 따라서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통신, 고해상도 홀로그램 영상 서비스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음향 메타물질을 이용, 물속에서 음파에 탐지되지 않는 수중 스텔스, 그래핀 메타물질을 이용해 빛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소자, 나노결정 메타물질을 이용한 광학특성 조절이 가능한 인공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메타물질 인공 소재는 전자파, 통신, 운송, 위성, 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어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전 세계 메타물질 시장은 연 평균 27.1% 이상 급격히 성장해 2020년 1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메타물질 인공 소재는 구조나 배열형태에 따라 기존에 없던 다양한 새로운 특성을 발현하는 소재가 개발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센서 등 첨단 주력 산업에 획기적 특성을 갖는 맞춤형 인공 소재를 확보하게 되면 기존 소재로 한계에 봉착한 전자소자의 특성을 대폭 향상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메타물질 인공 소재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핵심 원천 기술 확보에 있어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공 소재 전문가를 집중 육성할 필요도 있다. 또 산학연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 원천 기술의 조속한 사업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혁신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메타물질의 개발은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도 정부출연연간 교류를 통해 앞당겨 실현이 가능할 듯 하다.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엄낙웅 ETRI ICT소재부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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