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구토를 해요."

동물병원에 자주 걸려 오는 전화 내용 중에는 `구토`와 관련된 문의가 많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에 비해 구토를 잘하기 때문이다. 해부학을 대학에서 공부할 때 배운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말은 구토를 잘 못하는 동물인 반면 개와 고양이는 심심찮게 구토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기르는 삼구라는 이름의 포메라니안도 입양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구토를 해대서 검사를 해보니 구토를 유발하는 온갖 종류의 전염병을 다 지니고 있어 입원치료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외에도 호기심과 식욕이 너무 왕성해 온갖 것들을 다 주워먹고 토한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개와 고양이의 구토원인을 보면, 어릴 때는 전염병, 이물 등이 주를 이루고 나이가 들면 간이나 콩팥 같은 다른 장기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가 많아진다. 이 외에도 췌장염, 위염, 장염, 알러지 등이 있고 산책 중 접촉한 세균감염도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구토를 예방하려면 먼저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어릴 때 파보바이러스성 장염 등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면역력이 약한 개체는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변에 바이러스를 널리 전파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사료 등을 체중에 맞게 공급해야 이물에 의한 구토를 예방할 수 있다. 1살 미만의 어린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자기 체중의 5% 정도의 사료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에 못 미치는 경우 성장기에는 과도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해 이로 인한 이물섭취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먹는 음식 등 사료나 간식이외는 먹게 해서는 안된다. 초콜렛이나 양파, 자일리톨, 마카다미아, 포도와 같은 과일 등은 강아지나 고양이가 몸속에서 제대로 소화를 못하거나 독성물질로 대사돼 장기를 망가뜨리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과도한 지방 섭취나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췌장염, 당뇨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구토와 설사 등은 외부에서 들어온 먹어서는 안될 물질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우리 몸의 방어작용이다. 스스로 먼저 원인을 없애려는 것이다. 어쩌다가 구토를 하는 경우는 문제가 아닌 경우도 많지만 지속적으로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고 증상을 치료해 줘야한다. 개와 고양이는 구토를 흔하게 하고 잘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음에도 별 것 아닐 것이라고 단정하고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재용(대전동물병원 예담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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