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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2018-08-15기사 편집 2018-08-15 08: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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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란나라'는 불편한 연극이다. 이 연극은 교실 속 학생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권력을 갖고 힘의 크기를 재고 있는 우리사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권력의 맛과 잘못된 이데올로기의 무서운 힘, 집단주의의 광기, 다른 생각을 가진 개인에 대한 전체의 폭력성 등을 보여주는 연극이다.

연극 '파란나라'는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고등학교 역사 수업시간에 히틀러의 독재정권, 전체주의가 만들어진 과정을 학생들과 실험한 것을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관객은 연극을 통해 권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집단광기가 몰아가는 상황들을 처음엔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 다음엔 마치 관조자나 동조자의 일원이 된 것처럼 빠져든다.

사회학자 '푸코'는 '권력은 도처 어디에나 있다'라고 하였다. 각 사회영역은 지배와 복종의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과 선생님, 혹은 선생님과 교장, 경제영역에서는 재산권의 행사를 통해서 돈의 힘을 갖고 있는 주체가 권력을 행사하며 지배와 복종의 관계가 이루어진다. 학교라는 곳도 어찌 보면 계급을 재생산하고 불평등을 조성하는 곳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자유의지와 그들이 각기 갖고 있는 각자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똑같은 커리큘럼과 정해진 규율과 규칙에 따라 지배 종속의 관계를 형성한다.

연극'파란나라'에서는 모두들 평등한 사회를 꿈꾼다. 그래서 '파란나라'라는 희망의 문구로 공동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공동의 목적을 위해 이상의 공동체를 형성한다. 강력한 리더를 세우고 규율을 만들고 권위에 복종하며, 그들의 이상국가 형성에 힘을 모은다. 그러나 연극의 말미에는 전체의 폭력성에 의해 개인의 자유가 얼마나 무참히 짓밟히는지, 권력에 대한 다수의 복종이 얼마나 무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공동의 가치관과 다른 생각을 가진 개인이 얼마나 잔인하게 소외당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와 다르기에 넌 틀린거야!" 여전히 우리 사회곳곳에서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폭력이 존재한다. 현실에도 여전히 '파란나라'를 가장한 이데올로기가 어디선가 만들어지고 있다. 자신들만의 프레임에 갖힌 사람들이 어떠한 비판도 없이 집단의 힘에 이끌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의 생각을 짓밟고 있다면 그건 너무나 슬픈 일이다. 결국 집단의 광기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비판적 지성을 기르는 것과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장은숙 연극배우·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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