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비서 성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충남도청 안팎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재판부가 안 전 지사에 대해 위력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처음부터 예상됐던 결과라는 의견과 함께 다소 의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에 대해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보도된 뉴스 등을 통해 무죄가 나오지 않을까 추측했다"며 "비서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은 도덕적·사회적으로 분명히 잘못했고 충분히 비난받을 부분이지만 징역형 선고까지는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청 관계자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여러 정황을 추정해 보면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이번 사태는 직원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8년을 함께 한 지사이다 보니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전 지사가 다시 태어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르긴 하지만 정치적 재기도 꿈꾸는 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재판부 판결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의아한 결과"라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호소했고 충분한 증거도 있었는데 어떻게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공무원은 "안 전 지사에 대해 도덕적으로 잘못했으니 비난받아야 한다거나 두 사람이 불륜이었다는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럽다"며 "피해자는 성폭행을 당했다며 어렵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는데 법적 책임이 없다는 이번 판결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양모씨는 "안 전 지사가 무죄는 받았어도 나쁜 사람"이라며 "충남도민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어쨌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유모씨는 "무죄 판결이 나올 줄 알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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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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