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청소년 안구 건조증

이종주 충남대병원 안과 교수.
이종주 충남대병원 안과 교수.
2009년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매년 사용자 수가 증가해 이제는 전 국민의 8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고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 또한 최근에는 90% 안팎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음성 통화 중심의 기존 휴대전화와 달리 스마트폰은 인터넷 검색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시간 화면 주시에 따른 안과적 문제들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안구건조증 환자 2배 증가= 스마트폰을 집중해서 보게 되면, 눈 깜박임이 평소의 3분의 1 정도로 감소하고 눈물 증발도 평소보다 많아진다. 눈물이 금방 마르면 균열이 생기게 되는데, 눈물막이 안구 표면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해 손상이 생기고, 만성 염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지난 10년간 안구건조증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주로 환경이나 행태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안구건조증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안구건조증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최근 충남대병원 안과에서 대전권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4.3%가 안구건조증에 해당됐다. 이는 장시간 전자기기 사용과 더불어 콘택트렌즈 착용이 안구건조증의 위험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구건조증을 보인 학생들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2.6시간으로 안구건조증이 없는 학생들보다 1.4배 길었으며, 전자기기를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사용한 학생들에서 중등도 이상의 심한 건조증이 유의하게 더 많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용 과도하면 급성 내사시 가능성 높아져=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과도하게 많은 청소년 중에서는 급성 내사시가 생긴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이 학생들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30㎝ 이내의 짧은 거리 에서 4개월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우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중단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사시각이 크거나 내사시 기간이 오래 됐을 경우에는 사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오랜 시간 과도하게 근거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면, 초점을 정확히 맺는 눈의 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겨 일정 기간 흐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30분마다 눈 휴식, 2시간 이상은 자제= 눈 깜박임은 스마트폰 사용 30-40분 경과 후 가장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이 길어질 경우에는 적어도 30분마다 휴식을 취하고, 한 번에 총 2시간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고 할 수 있다. 내사시나 초점 조절 이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자주 휴식하고, 화면과 40㎝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눈이 시리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흐려 보이는 경우, 자녀의 눈이 몰려 보인다면 신속하게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청색광원, 유해성 입증은 안 됐지만 과다 노출은 주의= 청색광이란 가시광선 영역 중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은 자외선에 가까은 영역(380-530㎚)을 가리킨다. 이러한 청색광은 심할 경우 망막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과거애 보고된 적이 있다. 게다가 아이들의 눈은 어른보다 청색광이 눈 속으로 더 많이 전달될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연구에 의하면 스마트폰에 의한 청색광 노출은 자연에서 푸른 하늘을 보는 것과 비슷했고, 국제 노출 한도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청색광 감소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최신 업데이트에서 제공되는 청색광 차단 모드 혹은 차단 필름 등을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박영문 기자

도움말=이종주 충남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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