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현대인병 안구 건조증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전자기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건강 상 많은 부작용들을 초래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안과 질환인 `안구 건조증`이다. 이러한 안구 건조증 환자는 전국에서 한 해에 200만 명이 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안구 건조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232만 955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211만 8931명보다 21만 623명(9%) 증가한 수치다.

특히 남성에 비해 여성 안구건조증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남성 안구건조증 환자수가 75만 4321명을 기록한 반면 여성에서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57만 5233명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14만 187명의 안구건조증 환자가 나온 50대가 가장 많았으며 60대(13만 5682명), 40대(11만 9050명), 70대(10만 3598명)가 뒤를 이었다. 여성에서도 32만 8696명의 환자가 나온 5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뒤로 40대(26만 9536명), 60대(25만 9979명), 30대(19만 9719명) 등 순이었다. 대전에 위치한 의료기관을 찾는 안구건조증 환자는 2013년 8만 1627명, 2015년 8만 310명, 2017년 8만 7115명으로 매년 8만 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눈물은 눈을 촉촉하게 적셔서 부드럽고 편안한 눈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안구건조증은 이러한 눈물의 양이 감소하거나 질에 변동이 생겨 발생하며, 건성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환자들이 안과를 찾는 가장 많은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컴퓨터 사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정상적인 노화현상에 의해 눈물의 분비량이 감소하고 눈물의 상태가 변하면서 4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또 당뇨병이나 비타민 A 결핍증 등 질환으로 눈물 생산이 줄어들 경우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방사선이나 염증으로 인한 눈물샘 손상, 각막의 예민성 감소, 라식 수술, 갑상선 질환, 만성 피로 등도 한 원인이다.

안구건조증은 눈의 자극감, 이물감, 작열감 및 점액성 물질의 분비 등 증상이 대표적이다.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 코팅이 벗겨진 안경을 쓰고 있는 것처럼 흔히 침침하다고 표현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력저하도 경험하게 된다. 이외에 가려움이나 눈부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불편감은 바람을 쐬거나 장시간 책을 보면 더 악화되고 눈을 감고 있으면 편안하게 느낀다. 바람이 불면 오히려 눈물이 더 흐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

또 안구건조증은 대부분 만성적이지만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몇 번의 치료로는 완치가 되지 않는다. 다만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눈 표면의 만성적인 염증과 감염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는 먼저 주위 환경이 건조하지 않도록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인공눈물로 눈물을 보충하는 등 방법이 필요하다. 치료 효과가 미미할 경우에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인공 눈물 안약이나 염증 치료 안약 등을 사용해보고, 최종적으로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간혹 생리식염수나 소염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생리식염수는 눈을 잠시 적셔주는 효과는 있지만 눈물 본연의 삼투압과는 전혀 달라서 좋지 않으며 소염제를 적절한 진단 및 경과 관찰 없이 함부로 사용할 경우 녹내장, 백내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창래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과도하게 눈을 사용하는 작업을 한다면 자주 눈을 쉬게 해서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며 "눈을 자주 깜빡여 각막에 눈물을 적셔주고 가습기를 사용,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맞춰주는 것도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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